이미 예상했지만 정권이 바뀌니 이렇게 세상이 달라질 수 있는 건지? 7일간의 여름휴가를 보내고 청와대로 돌아온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어렵사리 56분간 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공조와 함께 한국군의 방어능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미 대통령에게 미사일 탄두 중량 확대를 위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과 함께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한국군의 방어능력 강화도 강조했다.

그러나 언제 어떤 급의 잠수함을 도입 배치하겠다는 구체적인 표현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물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만사지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 아베 총리와 52분간 통화하며 찰떡궁합을 과시했지만, 문 대통령의 경우 열흘 넘게 이뤄지지 않다가 안전보장이사회에서 8번째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후에서야 겨우 성사됐다.

이번에도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휴가를 이유로 들었지만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서도 얼마든지 가능 한 일이었다. 초유의 안보 위기 와중에 굳이 미 대통령과의 통화를 미룬데 대해 변명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매사 신뢰가 가지 않으니 많은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지금 우리나라가 호남 공화국, 운동권 중심 국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인사들 중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김영록 농림식품부장관 등이 모두 광주일고 출신이다. 문제인 정권이 ‘호남 챙기기’의 결정판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청와대도 주사파, 사노맹 출신, 운동권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5·18폭동을 기념일로 정하고, 대통령까지 참석,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대통령의 단 한마디에 ‘국정교과서’가 폐지되고, ‘촛불 구태타’가 ‘혁명’ 이란 이름으로 둔갑하고, 국정원 국내파트 해체, 군 복무 단축, 사드 배치 보류, 한. 미 연합사 해체, 전작 권 환수, 원전 5.6호기 공사 중단, 전교조, 노공조 합법화 추진, 연방제 등등 현 정권의 실체를 의심할 정도의 정책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더구나 국가보안법이 ‘사상의 자유’,‘표현의 자유’라는 미명아래 유명무실화 되고, 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이 되다 보니 그 틈을 비집고 북한 추종세력들이 선전 선동해도 별다른 제재조치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포퓰리즘 정치로 나라를 말아먹고 있는데도 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과거 정부와는 달리 보복정치를 시작했지만, 이는 단시간이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는 것 모르듯 오랜 시간 서서히 대중을 물들이며, 고도의 지능적 방식을 통해 저항을 최소화하고 대규모의 반발을 무력화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북한이 ICBM을 발사했을 때 문 대통령의 돌변이다. 그토록 사드 배치에 부정적이었던 문 대통령이 ‘임시 배치’ 라는 명분으로 사드 추가 배치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어깃장을 놓았던 문 정권. 순간적으로 180도로 돌변하자 국민들이 놀라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문 정권이 하는 국정을 보면 하나같이 ‘서프라이즈 쇼’란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석 달 내내 하루가 멀다고 정책을 쏟아냈지만 모두가 즉흥적이고 포퓰리즘 수법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를 꼼꼼히 따져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책을 제시해야 할 야당들이 하나 같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존재감이 미미한 탓에 여론을 형성하는 데 실패를 거듭하고, 이를 비웃듯 정부. 여당의 과속 질주는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제 1야당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이 엊그제 혁신선언문을 채택하고 신(新)보수주의 가치를 내걸었지만 별 호응이 받지 못했고, 제 2당인 국민당 역시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내홍을 벌이느라 정신이 없다.

정부 정책의 허실을 따지고, 새로운 대안을 치밀하게 고민하며 제시해야 국민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는데, 세비 축내면서 편하게만 살려고 하는 야당을 누가 지지하겠는가. 정부. 여당의 일방적 독주를 막아 건강한 민주 정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야당이 강하고 할 일이 많아야 하는 데 나 몰라라 하니 국민들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주민에게 자유세계를 알리는 ‘대북전단 살포’의 개선 방안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민간의 대북전단 살포로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한 사례를 우려하면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자연히 비판적 여론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잘 알다시피 대북전단은 자유세계의 소식을 달은 자루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것이다.

한국의 발전상을 적은 전단, 드라마와 대중가요가 담긴 DVD, 남한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라디오 등이 담겨 있어 북한 주민들이 이 내용을 보고 듣고, 바깥세상을 접하면서 탈북을 결심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대북전단은 억압된 북한체제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수단이다.

역(逆)으로 북한으로서는 대북전단이 김정은 체제유지에 큰 부담이 되는 것인데, 문 대통령이 제재를 가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를 않는다.

대북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는 만큼, 비공개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제한해야 할 대상은 아닌 것 같다.

더구나 지금은 북한이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에 열을 올리고 있고, 유엔 등이 강력하게 제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와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할 때다.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을 충돌 없이 자유세계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대통령이라도 마음대로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수는 없다.

지금 워싱턴은 평양에 ‘강압외교’를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전쟁불사’를 외치며, 고도의 압박을 가하면서 북한이 대화에 응하도록 강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한국)가 택할 길은 자명하다.

앉을 수 없는 운전석 고집하지 말고, 미국의 강압 외교에 동조해 북한을 몰아붙여야 한다. 국제 상황이 이렇게 급하게 돌아가는 데도, 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에 앉아 있는 운동권 출신 보좌진의 인식이 너무나 안이하고 태평해 보인다. 호남의 향기가 피어난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언제부터인가 ‘문비어천가’를 부르며 대통령 알리기에 급급하다. 얼마 전에 문 대통령이 직접 양복 재킷을 벗고, 부인이 수해 지역에서 봉사하는 사진도 뿌렸다. 또 값싼 구두를 신었다고 했다. 부부가 수제화를 구입했다는 미담의 기사가 얼마 전 보도된 바 있는데, 그 수제화는 가격이 70만원으로 알고 있다.

청와대가 하고 싶은 말,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었을 것이다. 의도하는 게 그렇다. 그러나 국민이 듣고 싶은 말, 보고 싶은 장면, 알고 싶은 것도 있다.

탈 원전이든, 사드 임시 배치든, 전교조, 전공조 합법화 기정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교사나 공무원들은 특정직 공인이라는 점에서 노조를 구성해서는 안 될 집단이다.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경찰이나 군인들도 노조가 있어야 한다.

무엇이 되던 사회를 뿌리째 흔들고 눈만 뜨면 놀랄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나랏일에 대한 문 정권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자랑보다 진짜 내심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렸으면 좋겠다. 그래야 ‘쇼통’(보여주기 식 소통?)이란 냉소가 사라질 것이다.

거듭 지적하지만 지금은 대화가 아니라 압박에 집중할 때다. 왜냐하면 미국도, 북한도 서로만 바라보며 ‘강대 강’ 심리전에 돌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걸하듯 대화를 외쳐봐야 양측으로부터 비웃음을 살 뿐이다.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고, 압박을 가해야 한다. 대북전단도 더 많이 뿌려야 한다.

평양과 베이징의 심기까지 생각하며 양다리를 걸치기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위태롭고, 불안하다. 한가한 마음을 가질 때가 아니다.

묻고 싶다. 지금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지금은 절대 위기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한국열린사이버대학 실용영어학과 특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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