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고 있는 회사원 김모씨(40대 남)는 요새 들어 자꾸 짜증을 내고 별것 아닌 일에도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인다. 날씨가 무덥고 습해서 그런 것일까 본인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내고 있다.
 
무더위와 장마가 번갈아가며 드나들면서 심신이 지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 불쾌지수도 상승하는데, ‘불쾌지수’는 1957년 미국 시카고대학의 교수인 기후학자 톰이 만들어낸 지수로, 기온과 습도를 이용하여 나타내는데 ‘불쾌치수=0.72(기온+습구온도)+40.6)’으로 계산한다.
 
불쾌지수가 70~75인 경우에는 약 10%, 75~80인 경우에는 약 50%, 80이상인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과거의 연구에서는 날씨 즉 기온, 햇빛, 습도, 바람강도 등이 인간의 정신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자세하게는 기분상태, 인지 기능, 범죄 성향 등에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가 나타났고, 2013년 Science저널에는 기온이 오르고 강우량이 증가할수록 개인 간의 폭력성 및 집단 간의 갈등이 증가한다는 내용의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실제로 1~2월에 비해 7~8월에 폭행사고가 빈번해진다는 분석이다.
 
매년 이 무렵쯤에는 출퇴근길 버스나 지하철 등 사람이 밀집된 곳에서 다소 불쾌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옆 사람과 살짝 닿기만 해도 불쾌감을 느낀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는 대중교통을 이동하는 길에 불쾌지수는 더욱 상승하기 마련이다.
 
기온이 상승하고 습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체온조절기능감소가 주요한 원인이다. 몸은 고온에서 체열을 발산하고 땀을 분비해 체온을 유지하는데, 온도와 습도가 상승하면 발한기능이 떨어져 땀이 마르지 않아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은수 교수는 “요즘같이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면 아무래도 실외활동을 피하고 활동량 및 운동량을 줄이기 마련인데, 이러한 행동은 기분을 더욱 저하 시킬 수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폭염 시간대를 피하여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은 신체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안정적인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생활과 동반된 깊은 수면은 불쾌지수가 상승함으로써 유발되는 짜증이나 예민한 기분을 완화시켜주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잠에 들기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저녁 시간대에 카페인이 든 음식을 삼가고 음주나 야식 등을 피하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원은수 교수는 “나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들 또한 나만큼 예민해져 있거나 짜증이 나있는 상태일수 있음을 인지하고, 불쾌지수가 상승되어 있는 날일수록 타인과 갈등 상황이 생기지 않게 주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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