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하면 흔히 사춘기에 접어든 중고등학생들의 상징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조사 자료에 의하면 여드름의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져 이제는 어린이들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소아여드름은 여드름 발병의 주요 원인인 성 호르몬 분비가 본격화되기 전인 12세 이하 연령에서 발생하는 여드름으로 청소년기에 더욱 악화되거나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만성화 경향을 보일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여드름은 때가 되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자칫 초기에 치료시기를 놓쳐 성인이 되어 후회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대한여드름학회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 중 4명꼴로 여드름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초등학교 학년별 여드름 발병률은 1학년 20.2%, 2학년 22.5%, 3학년 27%, 4학년 39.7%, 5학년 48.9%, 6학년 54.1%로 나타났다.

소아여드름은 이마와 코(T-zone)에 많은 면포(좁쌀여드름)와 경미한 염증성 모낭염 병변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서 여드름과 혼돈되는 유사 질환들도 많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하여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가 두터워지고 튼튼해지기 전인 소아는 사춘기 청소년에 비해 흉터가 생기기 쉬워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여드름은 질병이 아니라는 생각에 화장으로 가리면서 그냥 방치하다가 후회하면서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여드름은 명백한 만성 피부질환이며 색소침착이나 흉터 등으로 인해 사회적, 심리적으로 평생 고생할 수 있다.

30% 정도는 자연치유 되지만 이 경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외모를 중시하는 근래 젊은 세대의 관념을 고려할 때 흉터로 인해 생기는 심적 부담과 스트레스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명백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소아여드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드름 발병 후 병•의원을 찾는 경우는 소아 여드름 환자의 10% 미만이었으며, 그나마도 10개월 이상이 지나서야 병•의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되어 어릴 때부터 피부에 흉터와 색소침착 등이 남을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여드름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해서는 세안은 1일 2회 정도, 약산성의 여드름 전용 세안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피부 장벽 회복에 도움이 되는 전용 보습제를 사용해야 한다.

소아, 청소년들이 즐겨 먹는 피자나 빵 등의 고탄수화물 음식이나 콜레스테롤이나 트랜스지방이 많은 고지방 식이는 피해야 하며 비타민 및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 채소 및 비교적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유제품의 과다한 섭취도 피하는 것이 좋으며 하루 권장량 정도만을 섭취해야 한다. 최소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며, 무엇보다 정확한 감별진단과 전문적인 치료를 위해 여드름 발생 초기에 피부과를 방문해야 한다.

소아 여드름은 스쳐가는 증상이 아닌 만성 피부 질환으로 인식되어야 하고,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초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도움말 :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피부과 이운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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