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장마와 폭염이 반복되는 요즘, 도심 속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사람들은 ‘야식의 유혹’을 이기기 어렵다. 특히 시원한 맥주 한 잔은 더위와 함께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도 제격이다. 하지만 두둑하게 배를 채우고 나면 더부룩함과 복통이 후회와 함께 찾아오기도 한다. 여름철 복통과 소화불량에 대해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소화기내과 손병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무더위에는 시원한 맥주? 이열치열

여름은 식중독을 비롯한 각종 수인성 감염질환이 유행하는 때이다. 특히 외부 기온은 높고 인체의 열기가 피부를 통해 외부로 발산되기 때문에 배안이 쉽게 냉해진다. 또한 더위를 견디느라 끊임없이 먹는 냉한 음식과 음료 등도 뱃속 건강을 위협한다. 특히 늦은 밤, 고칼로리 야식과 음주는 복통의 주요 원인이다.

치킨 등 야식으로 단백질과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기는 하지만 위장 기능의 장애가 쉽게 일어나서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함 때문에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또한 내장 지방의 축적이 쉽게 일어나 복부 비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더운 밤 샤워 후 마시면 ‘꿀맛’인 맥주는 복통에 치명적이다. 맥주와 같은 발효주는 보통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시원함을 느끼려고 여름에 많이 마시지만 속은 더욱 냉해져 쉽게 복통의 원인을 제공한다. 맥주뿐만 아니라 모든 술은 이뇨 작용이 있어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야간에 과음을 할 경우 잦은 배뇨작용과 복부 불편감 때문에 잠을 설칠 수 있어 절주를 하는 것이 좋다.

소화기내과 손병관 교수는 “여름철에는 더위 때문에 차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가 증가하는데, 이는 위장관의 운동을 자극해 배앓이와 설사증상을 유발한다”며 “‘이열치열(以熱治熱)’과 같이 더운 여름일수록 찬 음식과 더운 음식을 고루 섭취하고, 자극이 적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섭취하여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여름철 배 속 건강유지의 비결”이라고 조언한다.

손씻기 습관 등, 유비무환

여름이면 어린이의 속도 편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린이의 배앓이는 어른보다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고 예방해야 한다. 신체 기관이 어른보다 기능적으로 미숙하기 때문에 제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치료에 애를 먹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소화기내과 손병관 교수는 “단순히 배가 차가워져서 복통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장염, 특히 구토 및 설사를 동반하는 바이러스성 장염인 경우 탈수 등으로 인해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아이가 심한 배앓이를 호소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상담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덥다고 배를 드러낸 채 잠을 자거나 어른에 비해 절제력이 부족해 빙과류 등 찬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 쉽게 복통을 호소하기 쉽다. 배가 차가워지면 장이 자극을 받아 불규칙한 운동을 하고 이에 따라 설사, 복통을 겪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나친 냉방도 마찬가지로 배앓이를 부를 수 있다. 실내 안팎의 온도 차가 크면 아이들은 어른보다 저항력이 약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에 따라 위장의 운동기능에도 이상이 오게 된다. 따라서 실내와 외부온도 차이가 5도를 넘지 않게 조절하고 에어컨 바람이 아이의 살과 호흡기에 직접 닿지 않게 하며 아무리 덥더라도 잘 때는 얇은 이불로 배를 덮어줘 찬 공기가 배를 자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불규칙한 생활과 식습관은 신체리듬을 깨뜨려 장의 정상적인 기능을 해치므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지도하고, 장염 바이러스는 전염 될 수 있으므로 외출 후 돌아오면 손을 꼭 씻기는 것이 좋다.

맛 좋은 제철과일, 과유불급

대부분의 사람은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나면 임의로 소화제를 찾는데, 소화제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어도 정확한 치료제는 아니다.

소화기내과 손병관 교수는 “복통이 반복되거나 지속될 경우에는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만약 복통 외에도 혈변이나 옆구리 통증, 체중감소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장염이나 식중독 등에 더욱 주의해야 하며, 먹거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음식은 가열 후 섭취해야하며, 물과 과채(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과일도 냉한 성질이라 평소 위장이 약하고 설사가 잦은 경우에는 여름 과일의 섭취를 적당히 하고, 잘 익은 토마토와 복숭아, 자두 바나나 등이 좋다. 익지 않은 푸른 바나나는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나, 노랗게 익은 바나나의 경우 펙틴이 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여 설사와 변비 개선에 좋다.

여름철 채소로는 수분 보충과 이뇨에 효과가 있는 오이와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가지를 추천한다. 냉국이나 무침으로 요리하면 갈증해소에 도움이 된다. 제철 채소인 양배추, 부추 등은 비빔밥이나 겉절이로 활용해 섭취하면 면역 증강과 살균 작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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