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는 지금 조찬휘 회장의 재건축 가계약금 유용 사건으로 시끄럽다.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과거 선거 때 상대 후보 측에서 지적했던 문제들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고, 급기야는 조찬휘 회장의 사퇴가 대의원 총회 안건으로 올라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약사사회 일부 단체는 이미 조찬휘 회장을 배임수재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약사회 감사단은 사라진 2850만원에 대한 연수교육비 특별감사를 앞두고 있다.

현안이 이런데 조찬휘 회장은 지난 2일 FIP총회를 성공적 개최를 위해 중국행을 감행했다. 문제는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문서 파쇄업체가 4일 대한약사회에 등장해 2층 회장 비서실의 문서를 파쇄 했다는 점이다.

본인을 둘러싼 현안이 산적한 상태의 회장이 해외 출장을 간 사이 벌이진 일이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상황을 스스로 자초한 셈이다.

이 일을 두고 약사사회는 벌써부터 시끄럽다. 검찰 조사와 특별감사를 앞둔 시점에 문서를 파쇄한 것  자체가 '증거 자료 인멸'의 행위로 보이기 때문이다.

약사회측은 이런 우려에 대해 '비서실의 공간 확보 차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비서실 안쪽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문서들을 '처리'한 것뿐이라는 해명이다. 공간 활용도가 떨어져 문서 파쇄 업체를 불러 이를 해결한 것인데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약사회 비서실이 자료를 처리하는 행위는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현 상황에서 이런 행위를 해야 했냐는 부분에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오해할 여지를 만드는 약사회 조직의 행위들이 안 그래도 위기에 몰린 조 회장의 입지를 더 좁게 만드는 것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파쇄기 등장을 바라본 한 약사는 현 약사회를 이렇게 진단했다.

"청와대가 박근혜 구속을 막기 위해 자료를 파쇄한 사건이 떠오른다. 왜 부정부패 행위는 한 치가 다르지 않나"

조찬휘 회장이 곱씹어봐야 할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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