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교수, 급성기치료 비율 낮추고 완화의료 전환 필요

국내 암환자들의 급성기 치료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항암치료에서 비용 부담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가의 항암제 사용 문제보다 급성기 치료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양내과 의사의 결정이 합리화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28일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에서 열린 '고가 항암신약의 재정독성 해결방안' 토론회에서 김용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보건의료관리학적 측면에서의 항암제 약가 분석 및 이슈'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 같은 의견을 드러냈다.

김용 교수는 먼저 암환자 치료에서 종양내과 의사의 결정을 합리하하는 것이 제도 변경보다 중요한 해결 과제로 봤다.

김 교수는 "항암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는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고 어떤 약물을 쓰는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것이 환자 치료의 아웃컴과 치료 비용에 큰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용 교수는 종양내과 의사가 '암환자를 치료할 때 중요한 5가지 검토 사안'으로 (CT, MRI등)불필요한 의료과정을 거치지 말고, 전신 반응이 좋은 환자에게만 항암제를 쓰고, 환자와 의사 둘다 현실적 기대를 갖는 것, 항암치료보다 완화치료를 고려할 것, 비용효과를 분석해 약물 투여를 고려할 것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암 치료 경과를 보기 위해 너무 많은 CT, MRI를 촬영한다"면서 "이것이 과연 치료에서 필요한 부분인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료에서 사용되는 불필요한 치료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짐작컨데 전체 의료비용에서 낭비되는 비용이 1/3은 넘을 것"이라면서 "암환자 진료에서 낭비적 비용을 줄이면 고가항암제 사용하는 여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항암제 가격 문제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거시적으로 효율적 시스템을 가지는 문제를 봐야 한다"면서 "종양내과 의사와 환자, 환자 가족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종양내과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낭비되는 비용에 대한 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실제 환자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항암제 치료보다 정서적 지지"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의 치료법을 결정할 때 의학적 부작용 말고 비용이 얼마나 들지 충분히 설명하면 불필요한 치료가 줄고 재정적 부담과 관련된 스트레스나 문제들이 줄어 들 것"이라면서 "때문에 종양내과의를 중심으로 암환자 치료에서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화의료라는 시급한 과제를 말하다

김용 교수는 이날 가장 중요한 화두는 '완화의료'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가장 중요한 시급 과제는 완화 의료와 급성기 치료를 어떻게 연계해서 완화의료 대상 환자에게 불필요한 치료를 받지 않고 완화의료를 받게 하느냐가 필요하다"면서 "완화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삶의 질이 높고 생존 기간 높아진다는 부분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환자의 임종 직전 치료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사망전 의료비가 10년만에 3.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0세 이상 성인이 사망직전 1년간 지출한 의료비는 2005년 기준 470만원이었으나 2015년에는 1595만원으로 늘었다.

김용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불필요한 급성기 치료를 받고 있다. 때문에 암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대학병원 의사들이 완화의료에 대해 전환적인 생각을 가지고 완화의료를 권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말기 환자에게 전담 간호사를 배치해 완화의료를 권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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