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등 연구사업비 80%투자...연구기간중 폭리

[국감 리포트] 유한양행, 영진약품 등 감기약 판매 상위 6개사가 지난 PPA 부작용 연구사업에 80%의 투자비를 지출했으며 연구기간 중 오히려 생산량을 증대시켜 수백억원대의 판매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정화원 의원(한나라당)이 5일 식약청 국정감사에서 제기할 질의자료에 따른 것.

지난 7월 30일 발생한 PPA감기약 사태는 식약청장의 퇴진으로까지 이어졌지만 PPA 관련 제약업체와 식약청과의 유착의혹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계속 제기되어 오고 있어 이번 의혹 제기는 향후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예상되고 있다.

정 의원측에 따르면 감기약의 유해성 여부를 가리기 위해 한국제약협회에서 지난 2002년 3월 8일부터 2004년 5월 31일까지 실시한 연구 용역에 총 43개 제약회사가 공동으로 8억 2천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연구비 투자 상위 6개기업을 보면 유한양행이 50%에 해당하는 4억원을, 대웅제약과 영진약품이 각각 5500만원, 현대약품 3500만원, 상아약품과 코오롱제약이 각각 2500만원을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회사는 2000년 11월 판매가 중지됐다가 다음해 7월 재판매가 허가된 100mg 기준에 가장 큰 혜택을 본 회사들로 대웅제약은 지미코 90mg, 유한양행은 콘택600 80mg, 현대약품은 시노카캅셀 75mg을 판매한 바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이로 미뤄볼 때 지난 2000년 11월 제약협회 요구로 이뤄진 부작용 조사 연구는 당시 PPA감기약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특정 몇몇 회사들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한 상황.

정 의원은 재판매가 허가된 이후 오히려 일부 제약사들이 생산량을 대폭 증가시켜 재고를 소진시키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새로이 제기했다.

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경우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총 1억 9800만캅셀을, 영진약품의 경우는 1억 100만 5000정을 생산해 각각 수백억원대 판매이익을 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한양행 콘택 600의 경우 생산수익을 유추해 10캅셀당 1통으로 2000원에 약국에 원가 납품했다고 가정했을 때만 396억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영진약품은 심평원 자료에 근거해 주력제품인 콜민정 79억 5000만원, 콜민엘락실 34억 5000만원의 수익을 각각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식약청의 생산중단 조치가 지난 7월 31일 발표되었는데 유한양행의 콘택 600을 포함한 17개 제품이 2004년 들어서면서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생산이 완전 중단된 점도 의문으로 남아있다.

한 해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품목을 갑자기 생산 중단하는 것은 기업정서상 정확한 정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정 의원측은 식약청의 '정보유출설'을 제기했다.

그는 "식약청 내부나 제약협회의 연구가 특정 제약회사들에게 2003년도부터 흘러들어갔음을 알 수 있으며 실제로 연구보고서도 제약협회를 통해 식약청에 보고됐다는 사실에서 '정보유출'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익자 부담원칙에서 제약협회에 맡긴 연구가 연구결과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기업에 사전에 보고 되어졌음을 알 수 있다"며 "과연 수익자 부담원칙을 주장한 식약청의 조치가 국민의 안전을 생각한 정당한 연구였는지 의심스럽다"고 식약청을 질타했다.

끝으로 정 의원은 "제약회사와 식약청의 유착의혹은 더욱 더 짙어지는데 연구가 진행되던 4년 동안 국민의 안전은 어느 누구도 생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며 "진실규명 차원에서 반드시 재조사를 실시해야 하며 이에 대한 청장의 입장발표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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