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서울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두 배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의보 발령까지는 아니라도 예보 등급으로 치면 ‘나쁨’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관계자들이나 일반인인 국민들은 사실상 미세먼지에 대해 무감각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에 따르면 ‘나쁨’ 단계에서는 노약자는 물론이지만 일반인도 오랜 시간 혹은 무리한 실외 활동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전문가들은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로서 어린이가 노출될 경우 성인보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 한 바 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문으로 국가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초미세먼지처럼 위기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불구, 국민들이 그렇게 체감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작 상황이 발생하면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이 고작이다. 관계부처나 국민들이 미세먼지에 둔감하다. 물론 교육청이나 일선 학교에서는 변명 아닌 할 말들이 많을 것이다.

문제는 교육부와 학교가 학생들의 건강관리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듯 우리 정치권도 그렇다.

좁은 땅 덩어리의 대한민국이 남과 북으로 갈라진 것도 모자라 좌. 우, 이념 전쟁으로 사분오열되어 머리가 터지라고 싸움질만 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 술 더 떠 나라밖은 스트롱맨들의 세력대결로 혼란 그 자체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 안팎이 매우 소란스럽다.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대책 마련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정치권을 바라보고 있다. 그야말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격’이다.

한반도에 일찍부터 최고의 위기 징후가 감지되고 있는데도 모두가 천하태평이다. 지난 주 핵실험을 마친 북한이 지난 5일 오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또 발사했다.

6~7일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발사를 했다. 이 미사일은 곧 189km까지 치솟았다가 불과 60km 날아갔지만 발사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미사일은 미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는 오키나와는 물론 B-2스텔스 폭격기와 B-52 전략폭격기가 배치된 괌까지 타격 할 수 있는 무기다. 미국에서 조차 “북핵 위협은 지역안보와 세계적 위협” 이라며 “가장 걱정을 하고 밤잠을 설치게 하는 것이 북한 문제” 라고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 우리는 민족의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는 북핵 위기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데도 별 감각도 없이 정치꾼들의 정치 놀음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이기적인 정치꾼들이 스스로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면서도 어처구니없이 선거 때만 되면 ‘통합’을 강조한다.

분열과 갈등이 일상화 된 이 나라에서 ‘통합’ 은 항상 구호에 그쳤을 뿐이다.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우리는 통합이 어울리지 않는다.

미군 당국이 매우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데도 우리 대선 후보들은 국가 위기를 넘길 안보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말이 없다. 이렇다 할 대책을 내 놓고 있지 않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그나마 민주당의 전 대표인 문재인 대선후보가 얼마 전 밝힌 (대통령에 당선되면)“북한을 미국보다 먼저 가겠다.“ 고 말한 게 고작이다.

다른 대선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기껏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체계의 배치 문제도 시간만 소비할 뿐 대책을 마련치 못하고 분명하게 밝히지도 않고 있는 상태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날아 올 판인데 아직도 지엽적인 사드 문제에만 집착 하며 여전히 국민들을 선동 할 것인지? 이제 D- 35인 4일 국민의 당을 끝으로 원내 5당의 대선 후보가 모두 확정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을 필두로 자유 한국당 홍준표, 국민의 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그리고 정의당 심상정 등이 최고 지도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적폐청산’을,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측을 겨냥 ‘거친 정권교체’ 라고 지적하며 스스로를 ‘정권교체 적자(嫡子)임을 강조 하고 있다.

반면 자유 한국당 홍준표 후보 역시 문 후보를 향해 ”적패청산 대상“ 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국민들이 바라볼 때는 ’도토리 키 재기다.‘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지지할 만한 후보가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이 마당에서는 결국 누가 안보 측면에서 국가를 어떻게 지켜나가며 북한에 대처해나갈 것인지 밝히고 약속하는 후보를 선택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특징은 역대 선거 때마다 위력을 발휘 했던 지역주의 변수가 사라진 것이다. 과거 대선에서의 영호남 대결구도가 사라지고 아예 호남 출신 후보도 사라졌다.

현재는 5명의 대선 주자들이 모두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비문(非文)후보들 간의 연대 또는 단일화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개표 현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부르고 대통령이 되어서도 5.18 기념식에서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아들이 한국고용정보원에 특혜채용 등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의혹들 덮고만 갈 것인지?

또 문 전 대표 지지모임인 ‘새로운 전북 포럼’ 출범식에서 동원 된 학생 172명에게 학교 예산으로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황이다.

포럼을 주관한 전주 우석대 A교수는 문 후보와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는 관계다. 문 후보가 학생들이 곤경에 빠졌지만 문 후보 측은 ‘캠프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홍준표 자유 한국당 후보 역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 1억원 불법 정치 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2심에서 무죄라는 엇갈린 선고를 받고 현재 대법원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홍 후보나 문 후보나 출마 자체는 시비를 걸 수는 없지만 대선 기간 중 유무죄가 확정될 경우 어떻게 되는 건지, 만에 하나 대통령에 당선 될 경우는 어떻게 될지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나 법원이 대선 전 까지 선고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선관위나 법조계가 후보들의 눈치를 보며 저울질 하는 것 같다. 느낌이 그렇다.

후보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모르며 표를 찍게 한다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후보에 대한 검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의혹이 제기 될 때마다 '찌라시' 운운하며 일축했다 탄핵당하고 수감된 전 박근혜 대통령의 비극에서 대선 후보들은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무조건 의혹을 부인하면서 피해가려고만 한다면 민심의 철퇴를 피 할 수 없다.

이번 조기 대선은 탄핵선고 이후 60일 만에 치러지는 만큼 후보 검증이 소홀해 질 우려가 크다. 그만큼 잘 못 선택 할 소지도 충분하다.

불필요한 인신공격 등은 자제해야겠지만 후보의 처신과 주변 검증, 특히 거짓 공약 등의 검증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 또다시 탄핵 대통령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한국열린사이버대학 실용영어학과 특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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