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기대반 우려반…균형 잡는 일 부터 시작해야

전 약사회 회장, 18대 국회의원 등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던 원희목 전 의원의 행보에 요즘 약업계 전반이 술렁이고 있다.

이경호 회장이 근 1년여의 고민 끝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가 무섭게 원희목 전 의원의 제약협회 차기 회장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행명 제약협회 이사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간을 두고 회장 선임을 고려해보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그의 '전언'은 불과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낭설이 되는 일종의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그만큼 원희목 전 의원의 등장은 업계에서 갑작스런 뉴스로 다뤄졌다.

제약협회 입장에서는 이경호 회장이 협회장으로 오기 전 길고 긴 '회장공석'의 경험이 원희목 전 의원의 속전속결 영입 결과로 나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약기업 원로들의 입김과 원희목 전 의원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 역시 협회장 선임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기도 하다.

문제는 원희목 전 의원의 제약협회 회장 인선을 두고 약사회를 중심으로 석연치 않은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약사회의 경우 조찬휘 회장이 3선을 위한 디딤돌로 원희목 전 의원과 이른바 '빅딜'을 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

서울대와 중앙대 약대는 오랜 앙숙이다. 빈번하게 약사회 회장 선거 때마다 각 약대를 대표하는 후보들이 동문의 세를 얻어 선거에 승리한 전력이 있다.

중대 약대 출신의 조찬휘 회장이 3선을 노리는 중요한 기반이 바로 지지 영역이다. 서울대 약대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조건은 조찬휘 회장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은 거래처럼 보인다.

다만 본인 스스로가 '매약노'라 비판하며 선거에서의 승리를 이끌었던 프레임을 스스로 깨는 결과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쪽에서는 원희목 전 의원의 '약사'라는 직군을 그리 달갑게 보지 않는 눈치다.

장관급 인사를 영입하겠다는 당초 목표와는 달리 국회의원 출신의 인사를 영입했다는 부분에서 고개를 젓는 이들이 많다. 제약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관련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련 기관과 소통할 수 있느냐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여기에 과거와 달라진 약사-제약사의 관계 설정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일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약사회 운영과 관련해 아직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데다, 제약사과 약사와의 '갑을 관계'에 개념치 않고 공정하게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만 집중할 수 있을지에도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그는 현재 약사회 의장이다. 제약협회 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 절차만 남았다.

원희목 전 의원이자 전 약사회 회장의 제약협회 입성이 결과적으로 제약산업과 약사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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