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심한 집단이기주의’ 같다. 전국 철도와 지하철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심한 반발을 보이며 총파업에 들어간 것을 보고 느낀 감정이다.

이에 앞서 공공부문 노조와 금융공기업이 파업에 들어갔고 이어 공공병원과 사립대학병원이 소속된 보건의료 노조까지 가세했다. 가히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실적과는 상관없이, 능력이 없고 실적이 저조해도 상관없이 고액의 급여를 받겠다는 심보가 아닌가. 22년 만에 이뤄진 이번 파업으로 서울 지하철의 경우 배차 간격이 평소보다 길어 상당수의 국민들이 혼잡을 이루며 곤욕을 치렀다.

특히 화물열차는 운행률이 30%대로 떨어져 곳곳에서 물류 차질을 빚는 등 비난이 쏟아졌다. 이번 파업의 주범은 ‘성과연봉제’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성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해 공공부문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 호봉제를 깨고 민간 기업처럼 능력 있고 일 잘하는 사람이 더 대우를 받게 되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한 것이다.

이에 반해 노동계 측에서는 사업주가 단기 성과를 노리고 해고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많다며 반발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이 민간처럼 실적 위주로 간다면 공공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고 항변을 하고 있다.

‘파업이다’.(정부) ‘합법적이다’(노동계)를 놓고 법리적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파업이 장기화로 이어지는 등 어려운 경제마저 수렁에 빠트릴 우려가 크다. 특히 노동계는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국민 경제와 국민의 불편을 전혀 생각지 않은 것 같다.

이를 보면서 ‘사자신중충’(師子身中蟲)이란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불경에서 나온 이 성어는 불법(佛法)을 해치는 사람을 가리키는 사람. 자기편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나 내부에서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을 칭한다.

지금 총파업에 들어간 노동계가 국민들의 눈에는 그렇게 비친다. 이를 직역하면 ‘사자의 몸속에 벌레가 저절로 생겨 몸을 파먹어 없어지지 않고 밖에 있던 벌레에 의해 먹히지 않는 것과 같이 불제자가 스스로 부처님의 법을 파괴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불도(佛道)를 타락 시키는 것은 이교도나 외부 세력이 아니라 석가의 가르침을 받는 불제자들이라는 것이다. 내부의 불자가 불도를 타락시키고, 분열을 조장하듯, 조직이나 단체 내부에서도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사람은 사자 몸속의 벌레와 같은 것이다.

개인에 있어서는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고 자포자기(自暴自棄) 하며 남에게까지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다. 백수(百獸)의 왕을 자처하는 사자에게는 대적할 짐승이 없다. 살아있을 때의 위세로 죽은 시체에도 다른 짐승들이 선 듯 접근을 못한다고 할 정도다.

아무리 덩치가 큰 사자라도 자신의 몸이 썩으면서 생긴 벌레가 그 시체를 먹어치움으로써 거대한 사자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 4차 산업혁명, 후발국 추격, 생산 가능인구 감소 등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구조 개혁의 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 금융기관에 이어 철도와 지하철, 심지어는 공공병원 등 공공기관마저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며 총파업을 하는 것은 국민을 전혀 무시한 처사로 간주된다.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반대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투쟁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지 않는다. 다만 국민을 불모로 하는 짓 꺼리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자기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철도. 지하철, 금융, 교통 등의 총파업은 국민들의 불편은 물론 경제까지도 파괴하는 행위다. ’성과연봉제‘는 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정부가 공공부문 개혁의 한 방법으로 내놓은 전략으로 실적에 따른 보상 등으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더 높은 급여와 승진을 원한다면 더 많은 성과를 거두고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계는 “공공성을 훼손하고 효율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쥐꼬리만 한 복지도 날려버릴 것이며 결국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주장이 궤변으로 만 들린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그저 호봉제로 높은 급여를 받겠다는 것인지, 다수의 국회의원 심보를 빼닮은 것 같다. 공공부문의 개혁은 꼭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방만한 조직을 바꾸려면 곪을 때로 곪은 인사. 높은 임금의 환부부터 도려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또한 관(官)에서 사외이사 등 낙하산 인사를 없애야 하고 노조 등은 시대적 흐름인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아서는 안 된다.

실제 과거 문재인, 박원순 선거 때 공신들 상당수가 여러 기관에 낙하산 인사로 높은 임금을 받으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령, 파업을 하더라도 쉬는 직원들이 하고 근무시간에는 근무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말아야 했다.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으로 일도 안 한다면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해야 맞다. 파업은 최후에 쓰는 수단이다. 철도노조가 개정된 보수 규정의 철회를 주장하며 정당성이 결여된 파업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고, 동조도 할 수 없다.

방법이 나쁘다는 것이다. 흔히 야당과 일부 사회단체가 입버릇처럼 떠들어대는 국민적 동의도 없는 이번 파업은 지금이라도 당장 철회하고, 주어진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자기가 열심히 일한 만큼 성과 금을 더 받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닌가.

이유가 어디에 있던 국민들이 동조하지 않는 파업은 잘못된 것이다. 국민들의 심기를 흐리게 하고 불편하게 한 불법 철도파업에 대해 이제는 정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강경하게 대처해나가기를 바란다.

[시인. 칼럼니스트. 열린사이버대학 실용영어학과 특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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