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광고를 신문에 냈다.

그 광고를 보고 여기저기에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그 중에 하버드대학에서 공부한 한 젊은이도 이력서를 제출했다.

대기업에서는 당연히 유능한 직원을 뽑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하버드대학을 나온 그 젊은이를 일차 서류 전형에서 통과시켰고 2차 면접일자를 알려주었다.

2차 면접이 있는 날 다른 지원자와는 달리 그 청년은 자신이 다른 지원자와는 월등이 다르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 하며 자신을 드러내려고 대기실에서부터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마침내 이름이 불려지고, 심사위원 앞에서 자신이 다른 응시자들과 다른 점을 말하고, 또 그 과정에서 그들에 대한 부족함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거침없이 하며 그 부족함이 무엇인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왜 자신이 선택되어야 하는 지를 장황하게 늘어놓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다른 응시자들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면접 실을 나왔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회사에서 연락이 오지 않자 이해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회사 인사과에 전화를 걸었다.

확인한 결과, 자신이 합격자 명단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무엇을 보더라도 자신이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 그 청년은 인사과 직원이 착오를 일으킨 것으로 생각하고 회사를 방문했다.

그리고 탈락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따져 물었다. 학벌도 좋고, 학위도 있고, 똑똑함을 과시하며 윗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결국 임원을 만나게 되었다. 인사 담당 임원은 그 청년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탈락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덮으려, 하기 보다는 도리어 비하하고, 그것도 모자라 그들의 마음에 상처까지 주었지요. 당신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소통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혼자만을 생각했지요. 우리 회사는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유능한 사람보다는 동료를 배려하고, 격려하면서 함께 하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래서 당신은 탈락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제 아셨습니까? 탈락의 이유를.”

우리가 사회 조직원으로 살아가는 데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능력이 많은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할까, 아니면 오히려 능력을 부족해도 인격의 소유자가 되어야 할까.

한번 쯤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시간을 가져 보자. 특별히 나 보다는 부족하고 연약한 이웃들과 함께 하는 것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으로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요즘 세태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교육열이 높다보니 고졸자는 눈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볼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대졸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식인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친구의 의리도, 부모 형제의 사랑도, 다 잃어버린 세태다.

개인주의에서 이기주의로 탈바꿈하다보니 득(得)이 되지 않으면 친구도, 가족도, 소용이 없다.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그 기복이 심하다. 그들의 행태를 보면서 사람들은 ‘얼굴값을 한다’, ‘꼴값을 떤다’ 라는 말을 한다.

흔히 사람 도리를 잘 한다는 사람에게는 ‘얼굴값을 한다’ 고 말한다.

그러나 ‘안하무인’ 으로 사람도리를 못하며 개돼지처럼 떠들어 대는 사람을 두고 ‘꼴값 떤다’라고 한다. 꼴값을 떠는 사람은 비난과 비웃음을 받게 된다. 얼굴이 살아 움직인다.

우리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그 감정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고도 했다.

얼굴은 마음의 드러남이다. 사람의 마음은 그 얼굴을 통해 잘 표현된다. 보여 지는 얼굴을 통해 그 깊은 속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얼굴을 보면 보이지 않는 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얼굴값을 하고 사는 사람은 자기의 일신영달을 위해 꿈틀거리며 사는 사람이 아니라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며 나눔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꼴값 떠는 사람은 ‘얼굴 값’ 과는 그 반대다. 남을 무시하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사는 사람을 말한다.

마음에 돈으로 가득차면 돈을 벌기위한 마음만 쓰게 되고, 명예를 위한 마음으로 가득차면 명예를 위해 마음을 쓰게 되고, 그 마음에 자기 자신만을 위한 마음을 쓰게 되면 결국은 꼴값을 떨며 마음까지도,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꼴값을 떨며 산 사람의 특징은 결국 인생을 잘못 살았다고 후회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꼴값을 떤 세상 사람들이 회환의 눈물을 흘리며 가슴 아파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면서도 선뜻 마음을 비우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특히나 여의도에 그런 꼴값을 떠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등’은 안보이고 ‘턱’ 만 보이며 꼴값만 떠는 잉여인간들이 많다.

심지어는 한강물도 오염될까 뱉어 낸다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그런 꼴값 떠는, 또 생각이 나는 꼴값 떠는 사람이 교육부에도 있었다.

자신은 1%에 해당하고 국민의 99%는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되는 개, 돼지로 만든 장본인. 99% 국민 모두가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할 사람이다. 결국은 꼴값하다 밥줄이 끊어졌다.

“나보다 못한 사람은 개돼지”라는 생각이 사실은 우리 주변에 깊이 깔려있는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자기 권리에는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욕과 착취를 일삼는 꼴값 떠는 그런 족속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경북 성주지역의 사드배치 반대 시위에 유행어처럼 ‘개돼지’ 구호가 나온 것은 불평등과 독과점의 축적이 경제나 교육 뿐 아니라 어느 분야,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걸 입증하는 셈이다.

하기야 단군 신화에도 곰과 호랑이가 사람으로 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개돼지나 사람이나 다를 게 무엇인가.

아무튼 많이 배우고 아는 게 많다 보니 꼴값 떠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얼굴값을 하는 사람이 되려면 배웠던 지식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자신이 낮아질 때 얼굴값 하는 사람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 성공한 요인이 나중에는 실패의 요인이 된다. 이것을 ‘이노베이터 딜레마’라고 하는데, 여기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는 러닝(learning)이 아니라, 언 러닝(Un-learning)이다. 배웠던 것을 잊어버려야 한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의 말이다.

우리에게 가장 위험한 독(毒)은 성취이다. 과거의 성공 경험은 자만심을 부를 뿐이다.

그런 자만심이 새로운 방법을 찾지 못하게 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만드는 것이다.

해박한 지식이 자산(資産)이 아닌 부채(負債)가 되지 않도록, 늘 자신을 낮추고,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삶을 산다면 바로 얼굴값을 하며 사는 사람이다.

[시인. 칼럼니스트. 열린사이버대학 실용영어학과 특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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