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 심각한 부작용 발생…"관리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제한 필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단독요법 보다 우월한 치료효과를 보여줬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 관리와 약제비 부담 증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는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이하 ASCO)에서 발표된 임상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암치료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연세대 원주의대 혈액종양내과 임승택 교수.
이날 연세대 원주의대 혈액종양내과 임승택 교수는 "최근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장점도 많은 반면, 단점도 많다"며 "단독요법으로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른 약제와의 병용요법 필요성이 제기돼왔다"고 밝혔다.

이번 ASCO에서는 PD-1 경로 억제제와 CTLA-4 억제제 병용 요법의 연구 결과들이 다수 발표됐다.

이전에 치료를 시행한 적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의 병용 요법 1상 연구인 CheckMate-012에 따르면, PD-L1이 1% 이상 발현된 경우 57%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고, 83~90%가 1년 이상 생존했다.

병용 요법의 치료 관련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비율은 니볼루맙 단독 요법과 비슷했으며(11~13%), 치료와 관련된 사망은 없었다.

CheckMate-032는 1차 이상 치료 이후에 질병이 진행한 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니볼루맙 단독 요법과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 병용 요법의 효과를 비교한 1/2상 임상시험으로, 병용 요법의 객관적 반응률이 단독 요법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치료 1년 시점에 40% 이상의 환자들이 생존했다.

다만 병용 투여군에서는 7~11%의 환자들이 치료 관련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했고, 3명의 환자가 중증 근무력증, 신부전 악화, 간질성 폐렴 등으로 사망했다.

흑색종 환자의 1차 치료로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 병용 요법과 단독 요법의 효과를 비교한 임상연구 CheckMate-067의 장기간 추적 관찰 결과에서도 병용 투여군에서 높은 효과가 지속됐다.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11.5개월로 단독 투여군 대비 연장된 결과를 보였으며, 치료 시작 후 18개월이 지난 후에도 46%의 환자에서 질병이 진행되지 않았다. 니볼루맙 단독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6.9개월, 이필리무맙 단독 투여군은 2.9개월이었다. 이상반응은 이미 발표된 결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임승택 교수는 “면역항암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갑상선질환, 간염, 폐렴, 설사 등이 보고돼 있다”며 “면역항암제가 기존의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을 낮추기는 했으나,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면역항암제는 독성 관리가 가능한 전문의들이 있는 기관에 한해서 시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톨릭대 의대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는 "항암제는 효능과 함께 부작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면역항암제의 부작용 발현율은 높지 않지만 한번 발생하면 심각하기 때문에 관리와 치료가 가능한 기관으로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향후 여러 암종에서 다양한 약제들과 병용 요법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암 완치라는 희망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이 아직까지는 임상 연구 외에서는 허가 전이어서 국내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데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용 요법은 필연적으로 약제비에 대한 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선제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