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삶기

경북대학교 윤재수 명예교수
누에고치 말리기가 끝난 고치는 실을 만들기 위하여 고치를 삶아야 합니다. 고치삶기는 실켜기 위한 전단계로서 고치실의 겉면을 구성하고 있는 세리신을 연화팽윤(軟化澎潤)시키는 작업입니다.

세리신의 연화팽윤 작업은 실켜기 작업을 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게 하여, 생사의 생산량을 많게 하기 위함입니다. 고치 삶기는 자견(煮繭)이라고도 합니다. 실켜기 공정에서는 누에고치가 수증기와 직접 접촉하게 되고 고치 삶는 물과도 유기적 관련이 있습니다.

세리신은 단백질의 일종으로 갓풀이나 부레풀처럼 아교성이 있습니다. 세리신은 물에 담가 시간이 지나면 불어나고, 열을 가하면 팽윤되는 시간이 짧아지는 아교성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에가 고치를 짓기 위하여 분비한 세리신은 보통 고치 실 사이의 교착 물질로서 이물질을 용해하지 않고는 고치실을 풀 수 없습니다. 고치 삶기의 목적은 실켜기 할 때 표준 조사 장력을 유지하여 고치실 풀림새를 좋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실켜기에 편리하도록 고치층 안에 적당한 물을 넣어야 합니다. 표준조사장력(標準繰絲張力)이란 실켜기 할 때 조사기(繰絲機)에서 실 풀기(解絲)하려고 실을 잡아당길 때 교착력이 있는 세리신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대항하는 알맞은 항장력(抗張力)을 말합니다.

알맞은 항장력은 데니어(denier) 당 0.12g의 힘으로 항장(抗張)할 때가 가장 실켜기에 적당하고 생사의 품질도 우수합니다.

고치 삶는 과정은 고온전처리부(高溫前處理部), 저온침투부(低溫浸透部,) 자숙부(煮熟部), 자양부(煮揚部)를 지나게 됩니다. 고온전처리의 기본 목적은 고치층 세리신의 변질을 억제하면서 고치 속에 적당량의 물을 흡수시켜 고치층의 외층과 내층에 균일한 삶기(煮熟)을 꾀하고 실켜기 할 때 원료견의 부침(浮沈)을 적절히 하기 위함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온 전처리의 방식은 고온탕 처리방식과 증기 처리 방식이 있으며, 처리 온도는 210~212℉입니다. 처리 시간은 1분을 표준으로 합니다.

고온 처리할 때 고치 속의 온도가 오르고 팽창하여 고치 속의 공기가 고치층을 통과하여 밖으로 나아간 상태로 갑자기 저온탕에 침지하면 고치 속의 공기가 수축하여서 고치 속에 물이 들어가는 효과는 증기처리가 높습니다.

고온처리 중 고치실의 세리신은 점차 팽윤하게 되며, 고치를 약 1분간 넣으면 상당히 팽윤하므로 고치 속 공기의 통과와 흡수 작용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흡수 작용을 목적으로 하는 고온처리는 약 30초 동안만 행하여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는 하지만 시간을 약간 더 주어도 됩니다.

고온처리에서 주의 할 점은 분출 증기가 직접 원료견에 닿지 않게 하여야 합니다. 저온부로 이동하기 직전의 온도는 특히 높아야 합니다. 분출 증기가 직접 원료견에 닿는 경우에는 세리신의 변질을 초래하여 반자견(斑煮繭)이 되어 고치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저온처리를 받은 원료견은 흡수 작용을 합니다. 이 때 흡수는 2초 이내의 순간적으로 약 80%의 흡수가 완성됩니다. 저온 탕에서는 세리신의 응고 작용이 일어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저온탕 온도는 140~170℉로하고 처리 시간은 30~60초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원료견이 저온탕에서 흡수 되는 순간에 압력차이로 고치층이 찌그러지는 예가 얇은 고치층을 가진 원료견에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고온처리부와 저온처리부의 온도를 원료견에 알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치의 흡수에서는 기압 및 온도의 관계도 고려하여야 합니다. 자숙(煮熟)에서 비등점 부근의 온도가 고치 삶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자숙부에 이동된 원료견은 다시 약 208℉, 증기압 3~5mm 수위 차의 물속에서 자숙을 하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고치실의 세리신이 연화 팽윤 될 뿐만 아니라, 그 일부는 탕 속의 물에 녹게 되며, 번데기의 가용성 단백질도 탕수(湯水)에 녹아 자견탕의 pH는 산성으로 변화합니다. 자숙부에서는 고치속의 공기는 고온으로 말미암아 다시 물을 내 품게 됩니다.

즉 토수(吐水)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고치층 속의 자숙이 무의미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배선 파이프의 지름이 1.8cm, 증기 분출구는 1.5mm로 하여야 합니다.

분출구에서 나오는 증기는 자견탕을 어느 정도 동요시키고 있기 때문에 자숙 효과를 높일 수 도 있습니다. 자숙부의 pH는 6.8 내외가 적당하고 자견 용기가 5회 회전할 때의 농도를 표준으로 합니다.

자숙 시간은 4~5분간 계속되는 자견기와 중간에 1차 공기 중에 노출 시킨 후 다시 자숙 할 수도 있습니다. 자격공정의 최후 단계로 자양부(煮揚部)가 있습니다. 자양부는 자숙부의 온도 보다 낮아 물을 토했던 고치 속에는 다시 물을 빨아들이게 됩니다.

또 세리신이 점차 응고하기 시작하여 실켜기에 편리한 부침(浮沈) 성과의 장력을 구비 하게 됩니다. 이 부침의 정도는 실켜기 방법의 선택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됩니다. 고치 삶기를 완료한 원료견은 적당량의 온수를 넣은 배견통에 넣어서 30분 이내에 실켜기를 할 수 있도록 배견(配繭)을 실시하여야 합니다.

※ 이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