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끝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각 정당들의 당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국민에게 약속한 민생 경제란 말은 사라지고 계파 간 갈등과 분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개 버릇 남 못 준다’는 옛말이 떠오른다.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머리를 맞대고 쇄신책 마련에 지혜와 힘을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당권. 대선주자 운운하며 진흙탕 싸움을 보이면서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는데도 상대를 탓하며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

잇속 챙기기에 만 급급하다면 어떻게 집권 여당에 대한 대안세력이 되어 정권을 잡을 수 있겠는가. 마치 현재에 만족하면서 집권에 대한 의사가 전혀 없는 정당 같다. 끊이지 않는 계파 싸움, 야당 추락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 잠시 생각의 시간을 갖게 하면서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두 사람이 가장 공평하게 나눌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더 힘을 가지고 있는 어느 한 쪽이 양심껏 나누고, 양심껏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 그런 방법은 양심적인 권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방법도 아니라면 신뢰받는 절대적인 지혜 자가 나눠주는 방법?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지혜자를 찾기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좀 엉뚱하기는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이외로 간단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두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다. 한 사람은 나누고, 또 한 사람은 선택을 하게 하는 방법이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권리의 균형에 의해 양쪽이 동의한다면 공평하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정치도 그렇게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더 많은 것을 가진 이들이 만드는 유리한 규칙과 독점이 점점 더 우리 사회를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어떤 권력자들은 자신들에게 유리 한 정책을 만들고 그에 대한 이익을 본인이 선택하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의 셀프 공천이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권력의 분립과 존중을 통해 균형을 이루어야 할 민주주의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어떤 권력은 스스로 만든 규칙 위에서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 그나마 실 날 같은 희망을 가져본다면 자르는 권한을 가진 자에게 억지 사지의 태도와 공감의 마음을 갖기를 바랄 뿐이다. 선택할 수 있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려 깊은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는 감각의 차원, 그러나 험악한 현실에서 그러한 인격과 인품을 바란다는 것은 뜬구름 잡기가 아닐 수 없다.

여론 조사와 상관없이 예상을 뒤엎는 총선 결과가 나오면서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었다. 새누리당이 과반수도 못 되는 의석을 차지하자 나라가 갑자기 혼돈과 불안에 빠져버렸다. 뜻하지 않게 턱거리로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과 어부지리로 교섭단체가 된 국민의당이 국민의 심판을 왜곡하고 있는 것 같아서다.

개원도 하기 전 벌써부터 의장을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린다. 더불어 민주당이 “아무래도 의장은 집권 여당이 맡아야 하고 우리는 부의장을 하도록 하지요”라는 말로 미덕을 보여주었으면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게 되었을까?

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위 대표도 자리에 연연하며 추함을 보일 것이 아니라 “이제는 내 할 일을 다 했으니 나는 이제 떠나겠소.”라고 했다면 당에서 “제발 떠나지 말고 계셔주세요” 하지 않았을까? 총선이 끝난 지금 어느 당도 믿을 수 없고 불안하기 짝이 없다.

힘을 쓰는 자들의 독점이 이 사회를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나누는 권력의 힘을 가졌다면 선택은 또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 원칙에도 맞다. 그러나 국회를 보면 민주주의를 가장한 민주투쟁을 벌리고 있었다.

국회의사당이 있음에도 장외투쟁을 하며 힘의 논리로 억지를 부리기 일 수였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을 이끌어 나가기엔 너무나 힘이 들었다. 마치 브레이크를 밟은 채, 악셀을 밟는 모양새다. 어찌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겠는가.

이번 총선 결과를 보고 국민의 판단이 얼마나 무섭고, 너무도 중요함을 절감했다. 집권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을 믿다가는 또다시 이번과 같은 낭패감에 휩싸일지 모른다. 문제는 우리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국민의 심판은 얼핏 보면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정책과 방향에 대한 심판뿐만 아니라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정파 싸움만 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고 안하무인의 행동을 한 야당에 대해서도 가차 없는 심판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싸움질이나 하고 끌고 가려고 하면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나서서 심판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매우 심각한 안보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된 더불어 민주당이 국면을 뒤집어버리려는 시도로 국정교과서를 다시 북한을 미화하고 대한민국을 무시하는 교과서로 바꿔놓으려는 획책을 하고 있다.

야당은 국정원도 없애고, 반공법도 폐기하려고 한다. 총선 후 행보가 5.18 묘지 참배와 봉하 마을 방문, 광주 방문 등이다. 새누리당의 심판도 인정은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신중하지 못하고 지역, 정당을 우선으로 투표를 했다는 게 아쉽기는 하다.

그 결과 열심히 국회 발언도 하고 한 의원은 대부분 낙선을 했고, 정부를 공격하는 발언과 달콤한 거짓말을 한 후보자들, 자격이 없는 후보들이 오히려 당선되기도 했다. 이를 보면서 느낀 것이 우리 국민이 가마솥에 있는 개구리를 연상하게 한다.

지금은 따뜻한 물이라 좋은 것 같지만 곧 뻘뻘 끓는 물이 되어 자신의 몸이 삶아지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국민들이 안보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저들의 선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굳이 과거를 논하자면 더불어 민주당이 야권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통진당 국회의원을 만들어 국론을 어지럽게 하지 않았는가. 그 같은 전례가 있는 더불어 민주당은 이제는 정치적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자신의 이익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당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모든 정당들과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참뜻을 바로 알아야 한다.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언급한다면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오해하지 말고, 오만하지도 말고 오기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야당 어느 초선 당선자의 말처럼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큰 자식이 회초리를 맞았지만 야당이 방심할 경우 회초리가 아닌 몽둥이로 엉덩이가 터지도록 맞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릇이 작은 사람일수록 성공하면 제 자랑으로 삼고, 실패하면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많다” 채근담에 나오는 말이다. 야당이 여전히 고질병을 고치지 못하고 남 탓하기와 상대에 모멸과 상처 주기로 일관한다면 ‘선행은 타인에게 넘기고 실패는 자신이 떠맡는 게 참 지도자다'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나는 선(善) 너는 악(惡)? 그런 구분을 하는 정치인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시인. 칼럼니스트. 열린사이버대학 실용영어학과 특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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