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제 준비

경북대학교 윤재수 명예교수
선잠단에 거행되는 향선잠의(享先蠶儀) 즉 선잠제의 준비는 어떻게 하였을까요? 세종실록 128권 오례(五禮)의 향선잠의에 따르면 제사를 지낼 날짜(時日)는 서운관(書雲觀)에서 한 달 전에 시일(時日)을 갖추어 계춘(季春) 길(吉)한 기일(己日)을 예조(禮曹)에 보고하면, 예조에서 계문(啓聞)하고 유사(攸司)에 산고(散告)하여, 직무에 따라 준비[供辦]하게 한다.

제향 전 5일에 마땅히 행사(行事) 할 집사관(執事官)은 모두 3일 동안 산재(散齋)하되 정침(正寢)에서 유숙하고, 2일 동안 치재(致齋)하되, 1일은 본사(本司)에서 하고, 1일은 향소(享所)에서 한다.

무릇 산재(散齋)할 적에는 일 보기[治事]를 전과 같이 하되, 오직 술을 함부로 마시지 아니하고, 파·부추·마늘·염교를 먹지 아니하며, 조상(弔喪)하거나 문병하지 아니하고, 음악을 듣지 아니하며, 형벌을 행하지 아니하고, 형살문서(刑殺文書)를 결재하거나 서명하지 아니하며, 더럽고 악한 일에 참예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치재(致齋)할 적에는 오직 제향에 관한 일만을 행하는데, 이미 재계하고서 빠진[闕] 자는 대리로 행사한다. 여러 위(衛)의 소속으로 유문(壝門)을 수위(守衛)할 자는 대장(隊長)이 문(門)마다 각각 2인씩이요, 모퉁이마다 1인씩이다. 각기 본사(本司)에서 청재(淸齋)로 하룻밤을 자고, 공인(工人)과 이무(二舞)는 청재로 예조(禮曹)에서 하룻밤을 잔다.

무릇 제향에 참예할 자는 제향 전 2일에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제향 전 1일에 모두 향소(享所)로 모인다.

제향 전 2일에 호위사(扈衛司)에서 여러 향관의 막차(幕次)를 동쪽 유문(壝門) 밖에 땅의 형편에 따라서 적당히 설치하고, 전사관이 그 소속을 거느리고 단(壇)의 내외(內外)를 소제하고, 찬만(饌幔)을 내유(內壝)의 동문(東門) 밖에 땅의 형편에 따라 적당히 설치한다.

제향 전 1일에 아악령이 그 소속을 거느리고 등가악(登歌樂)을 단(壇) 위에 남쪽으로 가까이 설치하고, 헌가(軒架)를 단 아래에다 설치하는데, 모두 북향하게 한다. 전사관이 그 소속을 거느리고 신좌(神座)를 단 위 북방(北方)에다 남향하여 설치하고, 자리[席]는 왕골자리로써 한다.

장생령이 희생을 끌고 향소(享所)로 나아가고, 집례가 초헌관의 자리를 단(壇) 아래 동남쪽에다 서향하여 설치하고, 아헌관·종헌관의 자리를 초헌관의 뒤에다 조금 남쪽으로 서향하여 설치하고, 집사자는 그 뒤에 자리하게 하되, 품등마다 자리를 달리하여 모두 겹줄로써 서향하고 북쪽을 위[上]로 한다.

감찰의 자리를 집사의 남쪽에다 서향하여 설치하고, 서리(書吏)는 그 뒤에 배립(陪立)한다. 집례의 자리 둘을 설치하는데, 하나는 단(壇)위에, 하나는 단 아래에다 모두 동쪽으로 가까이 서향하게 한다.

알자·찬자·찬인은 단 아래 집례의 뒤에 있는데, 조금 남쪽으로 하여 서향하고 북쪽을 위[上]로 한다, 협률랑은 단 위에 서쪽으로 가까이 하여 동향하여 자리하고, 아악령은 헌현(軒懸)의 북쪽에 북향하여 자리한다.

초헌관의 음복위(飮福位)를 단상(壇上) 남계[南陛]의 서쪽에다 북향하여 설치하고, 문외위(門外位)를 설치하는데, 향관과 여러 집사는 동문(東門) 밖의 길 남쪽에다 품등마다 자리를 달리 하여 모두 겹줄로써 북향하고 서쪽을 위[上]로 한다.

예감(瘞坎)을 단의 북쪽 임지(壬地)에 파는데, 넓이와 깊이는 물건을 넣기에 넉넉하게 하고, 남쪽으로 섬돌[陛]을 낸다. 망예위(望瘞位)를 예감(瘞坎)의 남쪽에 설치하는데, 초헌관은 남쪽에 있어 북향하고, 집례·대축·찬자는 동쪽에 있어 서향하고 북쪽을 위로 한다. 대축·찬자는 조금 뒤로 물러 있다.

미시(未時) 후 2각에 전사관이 그 소속을 거느리고 단의 내외를 소제하고, 집례가 먼저 단 아래로 들어가고, 헌관 이하가 모두 모여 의식을 연습한다. 알자가 아헌관을 인도하고, 찬인이 감찰을 인도하여 모두 상복(常服)으로 주방(廚房)에 나아가서 척탁(滌濯)을 보고, 찬구(饌具)를 살피고, 희생의 충돈(充腯)을 보고 모두 재소(齋所)로 돌아간다.

포시(晡時) 뒤에 전사관이 재인(宰人)을 거느리고 난도(鑾刀)로써 희생을 벤다. 가죽째 삶아 익힌다. 제향일(祭享日) 행사하기 전에 전사관이 그 소속을 거느리고 들어와서 축판(祝版)을 신위의 오른편에 올려 놓고, 점(坫)이 있다. 폐비(幣篚)를 준소에 진설하고, 향로·향합과 초를 신위 앞에 진설한다.

다음에 제기(祭器)와 실찬구(實饌具)를 설치하는데, 변(籩)이 10개로서, 왼편에 있게 해서 세 줄로 하여 오른쪽을 위[上]로 하고, 첫째 줄에는 형염(形鹽)이 앞에 있고, 어수(魚鱐)·건조(乾棗)·율황(栗黃)이 다음이요, 둘째 줄에는 진자(榛子)가 앞에 있고, 능인(菱仁)·검인(芡仁)이 다음이요, 셋째 줄에는 녹포(鹿脯)가 앞에 있고, 백병(白餠)·흑병(黑餠)이 다음이다.

두(豆)가 10개로서, 오른편에 있게 해서 세 줄로 하여 왼쪽을 위로 하고, 첫째 줄에는 구저(韭菹)가 앞에 있고, 탐해(醓醢)·청저(菁菹)·녹해(鹿醢)가 다음이요, 둘째 줄에는 근저(芹菹)가 앞에 있고, 토해(兎醢)·순저(筍菹)가 다음이요, 셋째 줄에는 어해(魚醢)가 앞에 있고, 비석(脾析)·돈박(豚拍)이 다음이다.

조(俎)가 2개로서, 하나는 변 앞에 있고, 하나는 두 앞에 있다. 변 앞의 조에는 양성 칠체(羊腥七體)를 담는다. 칠체(七體)는 양비(兩髀)·양견(兩肩)·양협(兩脅)과 등심[脊]인데, 양비(兩髀)가 양단(兩端)에 있고, 견(肩)·협(脅)이 다음이요, 등심[脊]이 중앙에 있다.

두 앞의 조(俎)에는 시성 칠체(豕腥七體)를 담는데, 그 담는 것은 양성(羊腥)과 같다. 모두 생갑(牲匣)이 있다. 송나라 《석전의(釋奠儀)》에 이르기를, "무릇 앞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다 남쪽을 이름이다." 하였다.

보(簠)·궤(簋)가 각각 2개로서, 변·두 사이에 있는데, 보가 왼편에 있고, 궤가 오른편에 있다. 보에는 도량(稻粱)을 담는데, 양이 도 앞에 있고, 궤에는 서직(黍稷)을 담는데, 직이 서 앞에 있다. 등(㽅)·형(鉶) 각각 3개로서 보·궤 뒤에 있는데, 형이 앞에 있고, 등이 다음이다.

등에는 대갱(大羹)을 담고, 형에는 화갱(和羹)을 담는데, 모활(芼滑)을 더한다. 작이 3개로서 보·궤 앞에 있고, 각기 점(坫)이 있다. 희준(犧尊)은 2개로 하나는 명수(明水)를 담고, 하나는 예제(醴齊)를 담는다.

상준(象尊)은 2개로 하나는 명수를 담고, 하나는 앙제(盎齊)를 담는다. 산뢰(山罍) 2개를 하나는 현주(玄酒)를 담고, 하나는 청주(淸酒)를 담는다. 설치하는데 세 줄로 하고, 첫째 줄에는 희준(犧尊), 둘째 줄에는 상준(象尊), 세째 줄에는 산뢰(山罍)이다.

다 작(勺)과 멱(羃)을 얹어서 단상(壇上)의 동남쪽 모퉁이에 북향하고 서쪽을 위[上]로 하여 있게 한다. 무릇 준(尊)·뇌(罍)는 명수(明水)와 현주(玄酒)를 담은 것이 위[上]가 된다. 무릇 신(神)에게 제향하는 물건으로서 당시에 없는 것은 시물(時物)로써 대신한다.

복주작(福酒爵)과 점(坫)이 있다. 조육조(胙肉俎) 각 하나씩을 준소에 설치하고, 세를 남계[南陛]의 동남쪽에 북향하여 설치하고, 관세(盥洗)는 동쪽에 있고, 작세(爵洗)는 서쪽에 있다.

뇌는 세의 동쪽에 있게 하되 작(勺)을 얹어 놓고, 비는 세의 서남쪽에 늘어놓되 수건을 담아 놓는다. 만약 작세의 비라면 또 작을 담아 놓는다. 여러 집사의 관세를 헌관의 세 동남쪽에 북향하여 설치하고, 집준(執尊)·집뢰(執罍)·집비(執篚)·집멱자(執羃者)는 준·뇌·비·멱의 뒤에 자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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