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칠 교수 "1세대 내성 환자, 3세대 약물 적합"

1세대 EGFR 표적 항암제 이레사(성분 게피티닙)와 타쎄바(성분 엘로티닙), 2세대 약물인 지오트립(성분 아파티닙) 등장에 이어 3세대 약물들이 시장 진출을 위한 막바지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클로비스, 한미약품이 각각 임상을 진행 중인 3세대 폐암치료제는 1세대 약물에서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사용하는 '2차 치료제' 개념의 약물이다.

1세대 약물이 기존 항암제에 비해 무진행생존기간을 10개월 가량 연장했지만 '내성'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개발이 시작된 3세대 약물들은 내성환자 60%에서 발현되는 T790M이라는 유전자 변이에 주목,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현재까지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AZD9291는 2상 결과 T790M 변이가 있는 환자의 절반이 종양의 크기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80%는 암 진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클로비스의 CO-1686는 179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50% 이상 반응률을 보였다.

한미약품은 두 약물에 비해 환자군이 절반에 불과한 82명 규모의 임상을 진행했는데, 임상1/2상의 반응률이 29%대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3세대 폐암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박근칠 삼성서울병원(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세 약물 모두 임상연구의 중간 성적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먼저 AZD9291에 대해 "내성 원인이 있는 체질변화 환자만을 대상으로 임상 해보니 60% 이상이 객관적으로 암이 줄어들고 95% 환자가 병이 줄어들거나 진행하지 않고 정체 상태로 갔다"면서 "대단한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부작용에 대해서는 "13%가 중중도 이상 부작용을 경험했다"면서 "그 중 3%는 약 중단할 정도이고 나머지 9%는  입원해야 하는 정도의 심한 부작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사실은 이런 환자들의 평균 수명이 짧다"고 전제한 뒤 "항암제를 사용하는 환자에게 이런 부작용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로비스가 개발 중인 CO-1686에 대해서는 "상당히 좋은 약"이라면서 "약효는 체질변화 잇는 환자의 60%, 없는 환자의 20% 정도로 AZD9291과 유사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치명적인 약점이 대사산물의 결과에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혈당이 올라가는 것이 확인돼 당뇨병 치료제 추가해 혈당 조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에서 개발 중인 HM61713에 대해서는 "후발주자긴 한데 임상 참여 환자수가 워낙 적고 추적기간도 짧다"고 전제하면서 "지금은 29% 정도에서 반응율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햇다.

1~2세대는 한묶음, 둘 중 하나쓰고 3세대로

박근철 교수는 1세대와 2세대 약물의 구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1세대와 2세대는 같은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면서 "1세대를 쓰고 2세대를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폐암환자의 경우 1세대나 2세대 중 하나를 쓰고  난 후 3세대를 쓰는 게 맞다"면서 "평균 10~13개월 약물을 쓰다 병이 진행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T790M이 맞으면 3세대 약물로, 나머지 환자는 HER2 등으로 변이 맞는 항암제를 쓰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근칠 교수는 "문제는 1,2세대를 쓴 후 3세대를 쓸 때 어떤 약제를 선택하느냐인데 현재까지 6개 약물이 개발 중이니 임상 결과를 보면서 선택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세대 상피성장인자수용체(EGFR) 티로신 억제제(TKI)는 EGG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 받은 후 1세대 약물을 투여 받았던 환자에게 T790M 돌연변이가 발생(내성)하면 이를 막기 위해 환자에 투여되는 약물이다.

3세대 EGFR TKI는 내성 극복 가능성이 입증돼 현재 3개 약물이 임상 2상을, 3개 약물이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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