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래 교수, "트라젠타, 고령+신장기능 손상 환자 적합"

"DPP-4억제제는 우리가 우려하는 혈당 조절, 저혈당이 적어야 하는 것과 체중 증가의 우려를 없앤 약으로 인슐린과 병용 투여의 이상적 조합이라 할 수 있다." - 김성래 교수(가톨릭대학교 내분비내과 교수)

DPP-4억제제와 인슐린의 병용 투여가 급여 시장에 진입하면서 이들 품목을 보유한 회사들의 마케팅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김성래 가톨릭대학교 내분비내과 교수
큰 틀에서 DPP-4억제제는 혈당 변동폭을 줄이고 저혈당 발생 위험을 줄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다만 약물간 특성을 살려 공복혈당과 식후 혈당 차이를 줄였거나(자누비아) 간대사를 통해 신장기능이 약한 고령 환자에 적합하거나(트라젠타), 베타세포 기능 회복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를 보이는(네시나) 등 강점을 부각시키며 시장 선점에 열중하고 있다.

같은 계열 약물이 각기 뚜렷한 특성을 가지고 시장에 나서고 있어 DPP-4억제제들의 성장은 그래서 보기 드문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DPP-4억제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2700억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엔 당뇨병 환자 10%를 보유한 제1형 당뇨치료제 시장에서 DPP-4억제제와 인슐린 병용 투여가 가능해(급여)지면서 이들 약물이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각기 약물별 특성을 보유한 "DPP-4 억제제 중 가장 우세한 약제는 무엇일까?"란 질문은 그래서 생긴다.

이에 대해 김성래 가톨릭대학교 내분비내과 교수는 "약제마다 장점이 다르고 환자들에게는 본인에 맞는 맞춤 치료를 한다. 환자에게 맞는 약이 가장 좋은 약물"이라는 현답을 제시했다.

치열해지는 DPP-4억제제 시장의 현황과 인슐린 병용 투여의 이점, 그리고 다음 세대 약제에 대한 의견까지 김성래 교수를 통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성래 교수와 일문일답.

-DPP-4억제제와 인슐린 병용이 급여시장으로 들어오게 됐다. 두 약물의 병용 투여가 왜 부각되는가?

인슐린과 경구약제 치료에서 DPP-4억제제가 중요할까 생각할 수 있지만, 인슐린만 쓰다보면 작용 시간에 따라 환자들이 고혈당과 저혈당을 반복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인슐린을 쓰면 체중증가와 저혈당을 우려하게 되는데, 경구약제 중 이 두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기존에는 인슐린과 메트포르민의 조합이었다.

DPP-4억제제는 약제 기전상 혈당이 높을 때 액티브 하게 나타나고 혈당이 줄어들면 액션이 줄어 저혈당 위험을 감소시킨다. 우리가 걱정하는 혈당 조절과 저혈당, 체중 증가를 만족하는 이상적인 약제다.

-처방의 변화는 어떻게 흐를 것 같은가?

(급여 이후)개인적으로 DPP-4 처방을 더 하게 된 것 같다. 인슐린만으로 원하는 목표로 못갈 때 체중증가 문제 때문에 메트포르민과 인슐린, 메폴민과 설포닌우레아,  인슐린을 조합하는 방향으로 갔는데, 이제는 DPP-4억제제가 더해져 인슐린+DPP-4와 메트포르민으로 가고 있다.

설포닌우레아는 혈당 조절이 잘되는 장점이 있지만 당뇨병 조절을 해야 하는 기간이 점점 늘어난다면 지속적 혈당 강화에는 한계가 있어 이 자리를 DPP-4억제제가 대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설포닌우레아의 강력한 혈당 효과를 (의료현장에서)떨치기 어려울 것 같다. 혈당이 비교적 높은 사람은 DPP-4억제제+메트포르민을 주고, 설포닌우레아까지 3제로 줬다가 시간이 지나면 설포닌우레아를 끊고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로 가는 방법을 취하지 않을까 한다.

-DPP-4억제제 중 우세한 약물이 있다면?

환자들에게는 맞춤치료를 해야 한다. 환자에게 적합한 약제를 고르는 것 또한 맞춤치료다. 인슐린 분비가 거의 없는 사람에게 DPP-4억제제를 주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인슐린 분비가 어느 정도 남아 있는 환자라면 좋은 조합은 메트포르민과 DPP-4억제제, TZD다. 약제마다 장점이 있으니까 어떤 환자에게 이 약을 써서 강점이 있다고 하면 그 약을 써야 한다.

-인슐린과 경구약제 최고의 조합을 꼽는다면?

체중조절 측면에서 보면 메트포르민이다. 혈당 강하와 저혈당을 막는 측면에서는 DPP-4억제제를 꼽겠다.

DPP-4억제제를 쓴다면 (환자의)인슐린 분비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인슐린 용량을 줄이면서 메트포르민과 DPP-4억제제를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더 필요한 조합이 있다면?

GLP-1이 보험에 들어갔으면 한다. 다만 병용을 하려면 (정부가 걱정하는)약제비 증가에 대한 부분이 걸리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학회가 노력하고 있다.

DPP-4억제제 병용 역시 약제비를 이유로 거부됐다 풀리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이고 있다. 하나하나 빗장을 열어주고 있는 것은 긍정적 변화인 것 같다.

-DPP-4억제제 중 트라젠타의 강점이 있다면?

인슐린이 꼭 필요한 환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대부분 유병기간이 길거나 고령인 환자가 많은데, 대부분 신장 기능이 손상된 상태다.

신장 기능이 손상된 환자들에게 트라젠타가 아닌 다른 DPP-4 억제제를 투여할 경우, 용량 조절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신장 기능과 관계없이 단일 용량을 사용할 수 있는 DPP-4 억제제는 트라젠타가 유일하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길고 고령인 환자가 인슐린으로 많이 치료 받는다고 볼 때 가장 걱정 없이 추가할 수 있는 DPP-4 억제제는 트라젠타이기 때문에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트라젠타와 인슐린 병용 요법의 주요 임상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면?

트라젠타와 인슐린 병용요법에 대한 4가지 중요한 임상 연구가 있다.이 네 가지 연구에서 모두 일관되게 나타난 결과는, 인슐린으로 치료 받고 있는 환자에게 트라젠타를 추가했을 때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으며, 체중 증가와 저혈당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기저 인슐린으로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기저 인슐린과 트라젠타 병용요법의 효과와 장기간의 안전성을 평가했을 때 위약 대비 당화혈색소 수치가 0.65% 더 감소됐으며, 52주까지 그 효과가 유지됐다.

70세 이상의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병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인슐린과 트라젠타의 병용요법에서 위약 대비 당화혈색소 수치가 0.77% 더 감소됐고 저혈당증 위험도 높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 환자의 경우 신장 기능이 손상된 환자가 많은데, 트라젠타는 신장 기능과 관계없이 용량 조절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 임상 결과가 큰 의미가 있다.

세 번째는 아시아인 환자만을 대상으로 추가 분석한 결과인데 트라젠타와 인슐린 병용 투여 군에서 위약 대비 당화혈색소 수치가 0.9% 더 감소됐으며 1년 이상 효과가 지속됐다.

마지막으로는 기존에 많이 사용하는 병용요법인 인슐린과 메트포르민으로 치료 받고 있는 환자에게 트라젠타를 추가했을 때의 효과를 살펴봤다. 그 결과 트라젠타 투여 군에서 위약 대비 당화혈색소 수치가 0.67% 더 감소되었으며, 안전성과 내약성도 보였다.

-트라젠타 투여시 아시아 임상결과는 어떤가?

아무래도 DPP-4 억제제 개발이 주로 다국적 회사들이 진행하다 보니 일반적인 경우 임상 데이터에 아시아 사람은 소수이거나 거의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DPP-4 억제제보다 트라젠타의 임상 연구에 아시아 환자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임상 결과 역시 아시아 환자에서 트라젠타의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가 더 뛰어났다. 인슐린과 DPP-4 억제제 병용요법에서 아시아에서 좋은 데이터가 나왔다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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