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원일약품 회장, 34대 유통협회 회장 출사표

"이미 회장 경험이 있고,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한다. 이한우는 정직하다는 것을 회원들이 알고 있고, 또 그렇게 일하라며 내게 힘을 주시고 있다."

이한우 원일약품 회장이 제34대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졌다.
제34대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 선거를 70여일 앞둔 시점에서 만난 이한우 원일약품 회장은 자신이 왜 차기 회장이 되어야 하는 지를 묻는 질문에 위와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의약품유통협회 회장의 필요 덕목을 그는 '정직과 조화'에 둔 것이다.

현 회장이 OTC(종합도매) 쪽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도외시됐던 에치칼(병원도매)에 대한 지원과 두 영역을 아우르는 균형적 지원을 통해 유통업계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지다.

이와 함께 유통업계 최대 현안인 '불용의약품 재고' 정산을 위해 제약업계와 유통업계가 공동으로 논의할 수 있는 대화채널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26일 원일약품 회장실에서 만난 이한우 회장은 '희망 업권 세우기'와 '상생업권(소중대 유통업) 네트워크'를 핵심 공약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희망업권 세우기 공약에는 △불용의약품 재고 청산 △판매자료 소유권 가치창출 및 월간보고 폐지 △의료기관 납품 결제일 법제화 △약가인하, 위해의약품 수거반품비용 보상제도 신설 △창고위탁도매 관리약사 폐지 △의약품유통정책연구소 설립 등이 포함됐다.

상생 업권 네트워크 구축에는 △소형도매 회비 인하 △의약계 5대 기관 상설위원회 구축 △한중일 의약품유통협회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약품유통연맹(APDU) 설립 등이 포함됐다.

이한우 회장은 "가장 시급한 현안이 바로 불용재고 의약품 문제"라면서 "제약사가 거래처에 대한 AS 차원에서 해줘야 할 것이 불용재고인데 이것이 안 되고 있어 마진을 다 깎아 먹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약사가 움직여야 한다"면서 "협회 차원에서 제약사에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될 수 있도록 논의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제약사와 사전에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불용재고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협회 차원에서 강제성도 필요하고, 불용재고의 해결이 일부냐 전부냐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전략을 세우면서 접근 방법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력한 협회' 위한 부회장 '임기제·평가제' 도입

이한우 회장의 새로운 공약에서 중 '인력'에 포인트를 준 부회장 임기제·평가제는 그동안 '인물' 중심으로 뽑았던 부회장을 '능력' 중심으로 이동시켰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한우 회장은 "회장이 당선되면 회장이 맡은 쪽으로 관심이 이동하게 돼 있는데, 이런 걸 조율할 수 있는 게 부회장"이라면서 "내가 당선이 되면 OTC와 에치칼을 전문으로 하는 부회장을 각각 선임해 어울려 (해당 과제를)해결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석 부회장은 이들 전문 부회장들을 총괄, 관리하면서 역할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면서 "회원사들이 문의하는 것에 귀를 기울일 줄 알고 리액션을 즉각적으로 줄 수 있는 '행동하는 인물'을 위주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협회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회원들에게 자주 듣는다"면서 "정책과 현안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의약품정책연구소도 만들어 우리 내부에서 소화할 수 있는 정책과 정부 정책 등 전문성을 요하는 인력을 배치해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한우 회장은 유통업계 중소 도매의 어려운 상황을 인식, 회비 경감을 위한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소도매들은 회비에 대한 부담이 있다"면서 "현행 회비의 50% 정도 선에서 회비를 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규모가 큰 상위 도매부터 중소 도매까지 매출액을 기준으로 회비를 차등화 하겠다는 취지다.

이한우 회장은 "과거 내가 회장 때도 회비 차등화를 말했다가 통일을 못시켰다"면서 "협회 내에서 판공비 절약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커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제약-의료 '상생'이 살길

이한우 원일약품 회장이 제34대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직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한우 회장은 유통업계 살길을 위해서는 의약계의 공동 생존을 위한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약품은 결국 이것을 만드는 제약사, 소비하는 병원, 유통을 맡은 유통업체들의 연결고리를 통해 환자들에게 가는 것"이라면서 "이제까지 유통업계에 불이익을 초래했던 불공정한 관계를 청산하고, 서로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공동의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때"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전 기일은 사실 갑이 을에게 하는 '폭력'"이라면서 "의료계의 관행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정부밖에 없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다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기관도 유통업체에 관행적으로 미루던 회전 기일을 좁히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유통업체도 이런 요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불용재고와 함께 회전기일, 카드 수수료의 문제를 정책 해결과제로 삼고 정부와 제약업계, 의료계와 함께 대화를 하면서 문제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런 사업은 회장이 되고 나서 시행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회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한우 회장은 황치엽 현 회장에 대해 견제의 태도를 보였다.

이한우 회장은 "황치엽 회장이 지난 선거 출마 당시 마지막 선거라는 말을 했다"면서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지금은 에치칼이나 OTC, 그 어느 한쪽에 치중 되서는 유통업계가 살 수 없다"면서 "두 분야를 아우르고 또 회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적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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