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秘線)실세’ 논란의 중심에선 정윤희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진실공방전(戰)이 벌어지는 가운데 그 불똥의 화살이 민정수석, 김기춘 비서실장, 그리고 박지만에게 까지 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하고 있다. 오죽하면 박대통령이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 끝나는 날” 이라고 했을 정도로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자신의 심경이 녹아나는 말을 했을까.

‘진돗개’가 되겠다는 정윤회와 ‘감시견’을 자처하는 조응천이 각각 언론을 통해 서로가 상반 된 주장을 쏟아내며 상대를 비방하고 있다. 분명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물론 검찰 수사에서 모든 사실이 밝혀지겠지만, 과연 진실이 제대로 밝혀진들 믿을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일부 정치권에서는 호재를 만난 듯 ‘십상시(十常侍)의 난’ ‘3인방의 수장’(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이란 말을 퍼트리면서 무조건 박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내고 있다.

몇몇 되지 않는 이들이지만 집착은 매우 강하고 질기다. 대통령의 잘한 점은 내팽겨 치고, 오직 잘못된 점만을 들춰내려고 하는 못된 심보를 갖고 있다. 그들의 근성은 어떤 일이 벌어져도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이 책임 져야 한다.’ 는 억지소리를 하며 끊임없이 대통령을 피곤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이나 반대사회집단세력의 탈선에 대해서는 한없는 관용과 자애심을 보인다.

나라꼴이 개판이 되었다. 개(犬)판이 되다보니 대통령의 권위가 무참하게 무너졌다. 자유. 민주국가라며 대통령을 공격하는 게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들릴 정도로 무디어졌다. 대통령을 우습 게 여기며 함부로 하는 정서는 이미 세월 호 사건에서도 생생하게 입증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단지 세월 호 유가족이라는 이름 하나로 청와대 앞에서 여성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는데도, 국회의사당에 있어야 할 야당중진의원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오히려 그 유가족을 영웅 시 하며 단식 농성에 동참까지 했다. “오죽하면 그런 말을 하겠느냐” 며 두둔하기도 한다. 더구나 일본 기자가 대통령에 대해 불순한 기사를 마구 써대도 질책은커녕, ‘당해도 싸다’ 고 생각하며 고소해 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이 평소에 대국민 소통에 부실하고 또 정윤희라는 실세가 설쳐 되니 그런 소문이 나는 게 아니냐는 게 그 이유다. 야당은 특검까지 거론하지만 사실은 정윤희 문건 파동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이 기회를 노려 박대통령 흠집 내기에 여념이 없다.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현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겠느냐며 그들 스스로가 국가의 법 기관을 불신하고 있다.

검찰이 엄중하게 수사를 해 일부 혐의가 법원에서 뒤집힌 판결이 내려지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런대도 야당이나 일부 시민단체들은 자신들의 틀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다 믿으려하지 않고 있다. 자기들 외에는 모두 색안경을 끼고 범죄 집단으로 몰아붙이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들에게는 대통령이 ‘국가 최고 지도자’ 가 아니다. 단지 정적(政敵)으로 타도 할 ‘적대적 존재’ 에 불과 할 뿐이다.

물론 올바른 민주국가가 되려면 당연히 비판 세력이 존재해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면 반드시 지적을 해야 한다. 비난이 아닌 바른 비판을 통해 대통령이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줘야 한다. 대통령이 국가수반으로서 도의적으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함은 당연하지만 실무진들의 잘못 까지도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 시키며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된다.

대다수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애증을 갖고 있다. 모든 사안을 듣고 본다. 그래서 잘하면 기뻐하고 못하면 안타까워한다. 비난을 한다 해도 대통령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다. 이는 대통령을 좋아해서도 그렇겠지만 그에 앞서 대통령이 정치를 잘 해야 나라가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현 정부의 ‘비선 실세’ 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 “최근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며 “이는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 라고 질책을 했다. 검찰의 조속한 수사도 지시했다.

박대통령은 “이 문제는 하루빨리 밝혀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며 “검찰은 내용의 진위 등 모든 사안에 대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해서 명명백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 고 했다. 아울러 “누구든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로 조치 할 것” 이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 같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서울 중앙 지검은 즉각 문서유출부분은 특수 2부에, 청와대 비서관 등의 명예훼손부분은 형사 1부에 배당을 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 등은 이 같은 박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박대통령이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없다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어떻게 해야 그들의 직성이 풀릴지. 박대통령이 ‘정윤회가 실세 맞아요.’ 라는 대답을 듣고 싶었든가.

이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은 청와대 문건에 정씨의 비위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 한 바 있다. 정씨가 인사개입과 개인비리를 증명 할 수 있는 문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귀의 얇기가 습자지 수준이다. 자기들의 필요한 것 외에는 누가 뭐라해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것 같다. 참모들도 많고 부처도 많건만 사사건건 대통령이 나서야 할 판이다.

이번 문건 유출 사건만 보아도 그렇다. 모두가 입 싸움만 할 때 박 대통령은 청와대 유출사건을 ‘국기 문란이자 적폐(積弊)’ 라고 규정하는 한편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대통령이 이처럼 빠르고 강한 메시지를 던진 건 이번 파문의 진실을 조속히 밝혀 논란의 확산을 막아 보려는 의도로 보여 진다.

또 국민여론도 안 좋은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비선실세 국정조사’ 를 주장하며 총공세에 나서자 박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 등이 ‘만만회가 인사에 개입한다’ 는 만만회도 사실 무근이라고 짤라 말했다. 만만회는 박지만 회장과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윤회씨등 3명의 이름 끝 자를 떼내 만든 신용어다.

박근혜는 국민 절대 다수가 지지하면서 뽑힌 대통령이다. 절반 이상이 지지하였듯 국정업무를 잘 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난을 받을 만큼 잘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국정을 총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자리이지만 모든 것을 다 책임지게 할 수는 없다. 구분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전가하며 자신은 책임이 전혀 없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정치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근 일 년 동안 국정을 외면하고 놀면서 매달 세비만 축낸 국회의원들의 책임은 없었을까. 검찰을 믿고 기다리자. 그리고 비판은 하되 국가발전을 위한 비판을 하자. ‘진돗개’와 ‘감시견’ 과연 누가 진실공방에서 승자가 될 것인지, 그러나 둘 중 어느 누군가는 유기견이 되어 버림을 받게 될 것이다.

[시인.칼럼니스트.국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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