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저비용 친환경 기술…수입 대체 기대

에이즈, 간질, 항암제 등 다양한 의약품의 핵심원료로 사용되는 합성인 비천연 아미노산을 효소로 사용해 기존보다 품질은 향상시키면서도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는 공정 기술이 개발됐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신종식(사진) 교수팀은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차세대바이오매스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연구결과는 응용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Advanced Synthesis & Catalysis 11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트랜스아미나제라는 아미노기 전달효소를 오랫동안 연구하였으며 2종의 효소를 적절히 조합할 경우 화학적 합성법에 의해 값싸게 제조되는 아미노산 라세믹 혼합물을 순수한 L-형 및 D-형 아미노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리라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탈라세믹화는 투입된 2종의 효소가 서로 간섭없이 두 개의 반응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먼저 라세믹 혼합물에서 원치 않는 형태의 아미노산만을 선택적으로 케토산으로 전환시키고 이 케토산을 원하는 형태의 아미노산으로 역전환시킨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라세믹 혼합물을 순수한 L-형 또는 D-형 아미노산으로 전환하는 탈라세믹화가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존 해외 기업이 보유한 아미노산 생산 기술은 유기촉매나 산화효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미노산의 순도가 낮을 뿐 아니라 유독한 부산물이 생성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번 개발된 기술은 트랜스아미나제를 촉매로 사용함으로써 높은 아미노산 순도(99% 이상)에도 불구하고 유독물질의 발생이 없는 친환경적인 공정 기술이다.

이 기술의 장점은 투입되는 두 효소의 조합을 변경하여 동일한 원료로부터 L 또는 D-형 아미노산을 모두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순도 99 % 이상의 다양한 아미노산의 생산이 가능하며 이는 의약품 원료로 바로 사용될 수 있는 높은 순도로서 기존의 유기합성법과 비교하여 월등히 높다.

대장균 등을 이용하여 생산하는 천연 아미노산은 대량생산 기술을 갖춘 세계적 수준의 국내기업들이 있는 반면, 정밀화학 공정을 필요로 하는 비천연 아미노산은 의약품 핵심원료로 쓰이는 산업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산기술이 부재하여 독일과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비천연 아미노산 생산 기술은 저가의 라세믹 화합물에 효소(트랜스아미나제)를 촉매로 사용하여 아미노산을 생산하였으며, 기존 해외 기술보다 고품질•저비용•자연친화적인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활용해 L-터트류신(에이즈치료제,항암제), L-호모알라닌(간질, 결핵 치료제), L-노르발린(고혈압 치료제), D-알라닌(항암제), D-세린(인지향상약물), D-글루타메이트(장질환 치료제) 등 각종 의약품의 핵심원료로 쓰이는 다양한 아미노산을 성공적으로 생산했다고 밝혔다.

신종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특허와 차별되는 원천기술로서 향후 국내 바이오화학업체가 가격경쟁력을 갖춘 고품질의 비천연 아미노산을 생산하여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순수한 L- 또는 D-형 비천연 아미노산 생산공정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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