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한쪽에서는 국회의원이라고 유세를 떨며 폭언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막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으름장을 놓는다. 그 다른 한 쪽에서 자존심 버리고 이유 없이 사과(사과내용이 분명치 않다)한다고 했다. 그러나 상대는 그것을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고 불쾌해 했다. 마치 ‘갑 질’인 김현과 ‘을 질’인 대리기사 얘기 같지만 아니다. 영국 하원의원 앤드루 미첼과 경찰관 토비 로랜드의 이야기이다.

이 사건은 2012년 9월 중순에 발생했다. 집권여당(보수당) 원내대표인 미첼은 총리관저가 있는 다우닝가(街) 입구에서 경찰관인 로랜드와 시비가 붙었다. 자전거를 타고 그대로 지나갈 수 있도록 정문을 열어 달라고 요구하는 미첼에게 “자전거에서 내려 그 옆의 쪽문으로 나가라”고 로랜드가 말한 게 발단이 된 것이다. 영국에는 자전거 타는 의원이 많다.(우리나라 국회의원과는 완전 대조적)

로랜드는 “미첼이 내게 주제를 파악해라. 세상은 너희들이 지배하는 게 아니야, 이 xx (F로 시작하는 욕설) 평민(平民. plebs)아! 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한 마디로 말해 ‘플렙’(pleb)게이트’의 시작이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터지면서 거만했던 미첼이 경찰관을 존중하지 않은 태도에 대해 공개 사과 한다며 원내대표직도 사퇴했다. 총리, 장관까지도 경찰의 공무적 지시에 따라야 한다는 게 영국의 기본 상식이었다.

‘갑 질’인 미첼은 ‘플렙’ 이란 단어는 결코 사용하지 않았다며 사실에 대해 인정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결국은 진상 규명을 위한 수사가 진행되었다. 신분을 숨기고 “주변 시민들도 미첼의 발언을 들었다”고 언론에 거짓제보를 한 동료 경찰관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는 등 파장이 뒤따랐다. 현장이 담긴 패쇄회로TV(CCTV)영상을 경찰이 확보했다. 그 영상을 보게 되면 누군가는 진실을, 또 다른 누군가는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로랜드는 그 이듬해 4월 미첼을 상대로 20만 파운드(한화 약 3억4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제 우리나라 얘기를 해보자. 김현 새정치연합의원은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에 단초를 제공한 사람이다. 많은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오래 기다리게 했다고 항의하는 대리기사에게 “너 어디가.....소속(대리운전회사)이 어디야... 명함줘봐” 라며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이어 시비가 발생했으며 집단 폭행으로 이어졌다.

김의원의 그 날 행적은 패쇄회로에 모두 찍혔으며 적잖은 증언에게도 목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의원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결코 반말을 한 적도 없고, 폭행을 보지도 못했다고 해명하며 경ㆍ검이 신중해야한다고 뼈있는 한 마디를 했다. 김 의원은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이며 이 상임위의 소관부처에는 경찰이 있다. 경찰청장에게까지 ‘자리에 연연하느냐’ 며 도도한 모습을 보였던 그녀가, 누구보다 법을 지켜야 할 사람이 폭행을 방조했으며 또 위증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까지 거짓을 말하고 있다. 여전히 혐의를 인정하지도, 국민에게도 사과는 커녕 뻔뻔한 모습을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갑 질인 그녀에 대해 철저하게 침묵하며 문제가 많은 문재인 의원 등 몇몇 의원들의 두둔하는 발언만 무성하게 나온다. 조조의 지략을 내세우며 포청천을 자처하던 비대한 문희상 비대위원장, 당을 혁신하겠다며 몇 명의 버르장머리 없는 사람들의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큰 소리쳤던 문 위원장의 기세는 어디 갔나.

어찌된 까닭인지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앞으로는 그 포청천 소리는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말도 많았던 대변인 역시 논평 한 줄 내지 않고 있다. “똥 묻은 개가 티 묻은 개를 꾸짖어, 정말 개가 웃을 일이다.” 최근 도덕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김현의원이 안전행정부에서 외교통산부로 상임위원자리가 바뀐 것을 두고 세간에서 쏟아져 나오는 비아냥 소리다.

이 같은 냉소적인 비웃음은 얼마 전 같은 당 이 부의장이 그녀를 두고 ‘46kg의 허약한 체구에 온순한 성품...’ 이라는 말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산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군기를 잡겠다고 큰 소리를 쳤던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뒤 늦게 김현의원의 관계로 사과를 하면서 또 한 번의 냉소를 짓게 만들었다.

문 비대위위원장은 사과를 한다면서도 서두에 그녀가 ‘대학생의 딸을 둔 어머니로서 유가족들의 아픔과 치유를 위해 온 몸을 바친 사람’이라면서 사과라기보다는 그녀의 공적을 치하 하는 말을 하며 말미에 ‘이유 불문하고 사과를 한다.’ 고 했다. 전혀 진정성이 없다. 통렬한 사과가 아니다. 그러면서 그녀를 안행부에서 외통부로 상임위 자리를 바꾸었다고 했다. 자신의 상임위와 바꾼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이다. 그야 말로 물 타기식이고 완전 쇼를 하면서 국민을 또 한 번 기만하고 있다. “너 내가 누군지 알기나 알아!”<갑질> “쟤, 나 누군지 몰라요.!<을질>하며 말 바꾸기를 잘하던 카멜레온의 김현. 근신을 하며 자중하고 있어도 부족할 사람이 전문성이 필요한 외통부 상임위로 자리를 옮겼다, 곧 감사가 시작되면서 해외출장을 가는 위원회다. 결국 현재 폭행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을 잠시 도피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닐지?

얼핏 보면 징계라기보다는 공적(!)을 인정해 포상용 선물을 주면서 그녀를 감싸기에 급급한 것 같다. 세월이 약이겠지 하며 잊혀 질 때를 기다리는 것 같다. 그러나 구렁이 담 넘어 가듯 그렇게는 넘어갈 수 없다. 그녀가 귀국 후 국회의장은 그녀를 윤리위에 반드시 제소해야 한다. 국회 윤리특위는 자체적으로 목격자들에게 증언을 요청해 사실 관계를 조사한 후 국회의원의 품위를 훼손하고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한 책임을 물어 반드시 그녀를 징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조치와는 별도로 운동권 출신인 김의원의 도덕적인 문제를 물어 출당을 시킬 수 있어야 한다. 새정치연합이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그만큼 지지율도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권을 잡으려하기보다 당권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게 안타깝다. 그녀는 원내부대표 시절에도 동료의원들에게까지 삿대질을 하면서 강하게 몰아붙이는 성격소유자인데 온순한 성품 운운 하니 듣기에 민망할 정도고 솔직히 냉소적인 웃음도 나온다는 동료의원도 있다.

지금 그녀는 폭행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통부 위원으로 바꿔 해외로 나가게 한 새정치연합, 속이 보이는 짓으로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 골육 책으로 문의원이 자신의 위원회와 맞바꾼 것이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난 그녀가 어떻게 남을 평가 할 수 있겠는가. 또한 그녀의 출장비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출되는 것이다. 결국 국회가 엉망으로 운영되다보니 국고를 낭비하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숨이 탁 막힌다. 아무리 정치가 썩었다고 하지만 새정치연합 왜 이렇게 되었는가. 사건 발생이 한 달이 가까워지는데도 풍문에 경찰 고위층의 관계자가 김현의원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조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것이야 말로 묵시적인 압력이 가해진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문희상의원이 말했듯 김현이 대학생의 딸을 둔 어머니라고 했다. 과연 그녀의 딸은 지금 자신의 어머니의 행태와 모습을 보며 무엇을 느꼈겠는가.

적어도 자신과 자식에게만은 부끄럽지 않아야 하고 떳떳해야 하지 않을까. 어머니로서 딸에게 솔직한 심정을 보여주며 부끄럽지 않은 어머니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의 그런 추악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딸에게 무엇을 말 할 수 있겠는가. 분명한 것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늦었지만 귀국 후 바로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대리기사와 국민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했으면 한다.

그것이야 말로 ‘용기’ 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며 잘못을 부인하는 것은 ‘오기’에 불과하다. 아울러 ‘갑 질’의 몸가짐을 내려놓고 법 절차에 성실히 임했으면 좋겠다. 강경파 비례대표이며 초선의원이자 갑 질인 김현에게, 그리고 무능하고 계파 싸움만하는 식물정당인 새정치연합에 대해 분노하는 국민이 생각보다 많다. 변화되지 않고는 자멸 할 수밖에 없다.

[시인.칼럼니스트.국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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