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권순만 교수, 제10차 의료정책포럼서 밝혀

우리나라 공공의료가 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기 위해 선행돼야하는 것은 건강보험 급여확대와 민간의료와의 경쟁을 통한 경쟁력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왜곡된 공공의료의 위상과 역할의 재정립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10차 의료정책포럼에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는 현 공공의료체계를 개선 방안으로 이같이 제시했다.

권 교수는 국내 공공의료 현실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공공병상은 전체 병상의 15.2%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수익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보면 민간의료와 차별점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존 공공의료기관들의 역할에 대한 재조사와 점검"이라며 "국립대병원이 공공의료의 핵심역할을 담당하고 지방의료원들과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면 의료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입의 대부분을 환자에게 의존하기보다 경제적인 약자뿐만 아니라 모든 가입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건보급여의 확대는 이러한 형평성 향상에 도움을 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덧붙여, "공공부문의 역할이 비교적 큰 유럽의 경우에도 민간의료 비중이 높다"며 "영리 법인의 허용과 같은 진입장벽 완화로 민간과의 경쟁이 촉진될 때 의료체계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 지정토론회 자리에서 정부측 관계자로 참여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과 유지형 과장은 권교수와 입장은 같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방향은 이와 약간 다르다고 밝혔다.

유 과장은 공공의료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소득층 외에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기반구축 ▲희귀난치성질환 및 재활 등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부문에 대한 의료인프라 구축 ▲희귀질환, 전염병 등에 대한 전문 연구 담당 ▲장기요양 병상 확충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연맹 정광모 회장은 "정부가 공공의료 강화 방안으로 의료기관 확대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응급의료, 화상, 전염병 등을 전담할 수 있는 특수 병원을 중점육성하고 전문의학연구소 건립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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