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대응 전략 필요…"해외로 눈을 돌려라" 조언

<중견제약기업 기획인터뷰 5> 정원태 글로벌신약개발본부장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글로벌제약기업을 모토로 시작한 회사다. 그 목적에 맞게 이미 아시아 일부 국가에선 여타의 국내 유수 제약사 명성에 못지않은 인지도를 구가하고 있다.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서아시아국가에서 나름의 인지도를 쌓아온 유나이티드제약이 이제는 제약시장의 중심으로 서고 있는 중국시장에 노크를 하고 있다.

일부 품목이 시장 진입에 성공했지만 더 큰 목표는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시장 전반의 개척이다.

한미FTA와 약가인하, 리베이트 규제 등 산적한 현안으로 둘러싸인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 때문에 '가능성 있는 품목'만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을 형성하고, 캐시머니는 해외시장 진출로 뚫겠다는 목표다.

글로벌제약회사를 꿈꾸는 유나이티드제약의 진정한 조합법을 살펴보기 위해 이 회사 글로벌신약본부장인 정원태 전무를 만나 현재까지의 개발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특징 중 하나가 글로벌제약기업을 모토로 했다는 것이다.

한국제약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했다. 사장님(대표 강덕영)이 제네릭 시장 말고 개량신약을 주로 해서 해외 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셨고 본격적으로 연구 투자에 임하기 시작했다. 

본래 아시아시장은 경쟁이 심하다. 한국 제품이 우수하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과 인도를 이기진 못한다. 결국 몇 %를 떼어먹는가에 달려있었다.

결국 4년 전부터 개량신약 개발에 주력하면서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아시아시장에서 보지 못했던 개량신약들을 선보이며 약가나 품질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새로운 제형에 대한 기대 수요가 높고 약가도 한국 시장에서 급여를 받는 기준으로 최소 30%는 확보하고 진행했다.

-현재 몇 개국 국가에 진입한 상태인가?

베트남에 공장이 있어 생산을 하고 필리핀은 판매법인이 있어 판매를 전담한다. 인접국가인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이 자연스럽게 진입이 가능했다.

지금은 중국 시장을 진출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테바와의 계약 체결을 통해 해외 다른 국가에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인터뷰 이전 중국 장시지민커신 집단유한공사(JJK)와 6900만 달러(한화 약 790억원)의 개량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서 유나이티드제약은 JJK로부터 기술수출료(Licensing Fee)를 받게 된다. 진출 품목은 실로스탄CR정과 클란자CR정으로 1일 2회 제형을 1일 1회로 줄인 개량신약이다.

-중견제약기업이 해외 시장 진출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개량신약 출시 이후 기존 거래선 말고 유럽과 중국을 노렸다. 제약업계 원로 분들의 도움을 받아 테바를 찾아냈고, JJK역시 같은 방법으로 수출을 타진하게 됐다.

해외 수출이 쉽지 않지만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으로 도전을 했다. 열심히 연구투자를 지속해서 개량신약이 나왔으니 팔아야 했다. 열심히 접촉을 통해 판로를 개척할 수밖에 없었다.

-개량신약 3종(클라박신, 실로스탄, 클란자)이 나온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개량신약을 맞추는 초점은 어디에 두나.

개량신약이 국내에선 염변경, 용법용량 변경, 복합제 등이 있는데 우리는 고루 다하고 있다. 이제 복합제(클라박신)가 하나 나왔고, 복약순응도 개선한 것이 두가지(실로스탄, 클란자) 나왔다.

염변경과 용법용량 변경을 개발 중인데 곧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클란자는 사실 10년 전 원료를 우리가 만들어보자는 데서 시작했다. 당시 대웅제약이 판권을 들여와 오리지널을 팔았는데 매출이 400억 원대였다. 그래서 원료를 국산화하는데 열중하면서 합성에 성공했다. 이후 원료를 유럽으로 수출하면서 완제품을 만들게 됐고 이를 배경으로 제형 변경을 생각하게 됐다.

클란자의 성공으로 항혈전제 광출제형으로 해보자고 해서 시도된 것이 실로스타다. 본래 개발사는 오츠카인테 일본에서 성공은 했지만 해외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오츠카보다 빨리 개량을 해서 세계시장에 나가면 되겠다고 판단해 개발하게 됐다.

클라박신은 클로피도그렐 원개발사인 사노피가 아스피린을 만든 바이엘과 손을 잡고 복합제를 만들고 있었는데 개발을 우리가 먼저 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복합제 허가를 우리가 받아냈고 이후 마케팅에서 강한 CJ제일제당과 협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결국 이런 결과물들은 연구나 기술투자의 부담을 안고가야 나올 수 있는 것들인데.

매주 토요일마다 회사 회의실에서 연구 대상을 골라낸다. 결정이 되면 투자 같은 것은 망설이지 않는다. 과감하게 빨리 결정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투자비용은 라이센스가 되고 국내 코마케팅이 되면 들어오게 돼 있다. 투자액을 받으면 다시 재투자를 한다.

그동안은 운 좋게 개발의 결과들이 다 성과로 나왔다. 우리 회사가 작아도 R&D 연구에만 매출의 12%를 사용한다. 연구개발비용이 국내사 순위로 5~6위권이다.

연구인력 역시 (중견제약기업에 비해)많은 편이다. 인원 700여 명 중 연구인력이 90명 정도가 100명 중 7명이 연구인력인 셈이다. 현재 연구에 50명, 개발에 20명, 임상에 20명 정도가 포진돼 있다.

-해외시장에서 요구하는 진출 요건은 무엇인가?

개량신약 쪽 수요는 여전히 많다. 신약이 19개 있지만 해외에서 성공한 품목은 없다. 결국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글로벌 임상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우리 한국 제약기업 중 이런 연구를 할 수 있는 기업은 별로 없다. 투자가 안 되다 보니 신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간다.

이와 달리 개량신약은 노력하면 할수록 시장의 수요는 많아진다. 신물질 보다 부담 면에서 덜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 전략은 어떻게 세웠나?

중기적으로는 개량신약으로 나갈 방침이다. 치료제 분야로는 CV쪽을 생각하고 있다. 소화기계나 심혈관계, 호흡기 주로 세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 개량신약을 이어가면서 신약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단계를 밟아 나갈 생각이다.

항암제 쪽에서도 폐암과 유방암 쪽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아직 전임상이 끝나지 않은 단계다.

-한미FTA가 진행되면 개량신약이 열세일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다. 단순 염변경으로는 FTA에 대비할 수 없다. 그래서 임상을 복합제나 다른 분야로 새롭게 하려고 고민하고 있다.

미국은 방어 특허를 엄청나게 쌓아놓고 있다. 이럴 경우를 피해서 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

-해외시장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는 중견제약사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제네릭 시장은 붕어빵 장사나 마찬가지다. 다들 같은 물건을 찍어내기 때문에 이익이 그만큼 낮다. 붕어빵 장사 그만하고 케익(개량신약)을 팔아야 한다. 눈을 해외로 돌리면 의외의 길이 열린다. 발품을 많이 팔고 해외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들이 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덧을 붙이자면, 최근 제약업계가 이런저런 조사로 이미지가 많이 안 좋다. 그렇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열심히 연구하며 제 갈길 가는 사람들이 있다. 손가락질은 받아도 그 와중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성공적인 개량신약 성과를 보이고 있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이제 신약 개발과 더 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도약을 준비 중에 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유나이티드제약의 행보에 테바와 같은 유수 기업들이 협력을 맺는 것도 '연구개발 성과를 내는 회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에 나서는 한국형 다국적제약기업 한국유나이티드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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